[닥터SC] 신임총리의 숯검댕이 눈썹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13시 18분
지난주 신문 앞면에서 모처럼 파안대소하고 있는 신임 총리의 사진을 봤다.
그렇게 신선하게 활짝 웃는 신임 총리의 웃음은 평소 골목길 어귀에서 보는 패싸움한 아이들의 싸운 듯한 얼굴의 국회의원 모습만을 보던 나에게는 아주 신선하게 다가왔다.
새천년을 맞아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안정과 개혁을 예감하는 그런 밝은 웃음인 것 같아 좋았다.
그런데 신임총리의 모처럼만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웃음을 보면서 안과의사인 나는 신임총리의 숯검댕이 같은 일자 눈썹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눈썹은 하나님이 얼굴의 가장 위에다가 딱 하고 붙여 놓으셨을까.
왜 머리털, 눈썹, 코털, 수염, 다리털…등등은 다같은 `털들'인데 어떤 `털들'은 머리털처럼 길게 자라고 또 어떤 털들은 눈썹처럼 짧게 자랄까 하고 말이다.
눈썹은 그냥 아무 기능없이 그냥 `폼'으로만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일부 여성들은 거울 앞에 앉아서 하루종일 깎아내고, 깡그리 뽑아버리고, 그것도 모라자 시퍼런 물감으로 문신을 하기도 하며 원래 형태를 찾아볼 수도 없게 학대하고 있다.
하지만 눈썹은 이마에서 흐르는 빗물이나 땀을 막아주는 제방 역할과 햇빛을 막아 우리 몸에서 가장 소중한 눈을 보호하는 중요한 일을 한다.
또 머리털이나 눈썹들이 다 같은 털인데도 길이가 각기 다른 이유는 수명이 다르고 자라는 속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머리털은 몇년이 지나 수명을 다하고 빠지지만 눈썹은 겨우 몇 개월에 자기 수명을 다하는 것이다.
즉 우리 몸의 털은 각각 제 필요에 맞게 적당히 자라고 수명이 되면 빠지기 때문에 그 길이가 각각 다른 것이다.
새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새로 임명된 숯검댕이 눈썹의 신임 총리를 보며 털들도 각자 자기 역할을 하듯이 그 숯검댕이 눈썹 덕분에 적어도 과거의 암울했던 땀과 빗물이나 따가운 햇빛에도 두 눈 감지 않는 밝은 새 정치를 기대해본다.[박창수 안과(02-3482-4006)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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