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미] 리메이크 앨범 '노스탤지어' 출반
기사입력 2000년 01월 21일 14시 33분
"10시간동안 앉아있느라 온몸이 다 뻐근하네요."
이은미는 가닥가닥 땋은 레게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채 폼나게 나타났다.
코디감각도 노래실력과 맞먹는 그녀다.
차림새로 보아 살냄새 끈끈하게 풍기는 블루스나 재즈를 선보인 줄 알았더니 서른 한참 넘긴 또래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리메이크 앨범을 냈단다. 앨범 타이틀도 `노스탤지어'다.
정규앨범 발표에 앞선 워밍업치곤 강도가 좀 세다.
미국 내쉬빌까지 날아가 열흘간 녹음작업을 마치고 돌아왔다. 남의 히트곡을 얻어 부르는데 그정도 공은 들이는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내로라하는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현지 연주팀들이 이은미의 노래작업을 거들었다. 이들로부터 "목소리가 매력적이다"는 칭찬을 수도 없이 들었다.
첼로 한대를 두고 시를 읊듯 부른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나 페니 휘슬 연주가 듣는 이를 구슬프게 만드는 `찔레꽃', 아코디온 소리가 옛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이별의 그늘' 등은 짜집기 없이 한번에 녹음을 마친 곡.
"예쁘고 고운 목소리보다는 탁하더라도 한번에 `필'이 오면 그대로 넣었다"는 설명이다.
수록된 12곡 모두 이은미가 평소 듣고 부르기를 수백번 반복한 애창가요들이다.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노래는 색다른 발라드 감성으로 다시 부른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내쉬빌 스트링스의 바늘끝같이 섬세한 현선율과 폭발할 듯한 이은미의 보컬이 잘 녹아들었다.
새천년을 라이브 무대에서 맞았으니 올해도 입이 아프도록 공연을 펼칠 듯할 예감이다. 새앨범은 여름쯤에나 계획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