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성 성적도구화는 미숙한 자아탓'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48분
10대 매매춘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음지에서 성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PC통신 등에서는 소위 `원조 교제'가 유행하고, 유흥가에서는 10대 소녀가 없으면 장사가 안된다고 한다.
10대 매매춘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인간 관계를 서로 이용하는 관계로 만들 수 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결국 섹스, 사랑, 육체 등 모든 것을 돈으로 환산하는 황금만능 사상이 지배한다.
물론 이렇게 된 배경에는 전적으로 어른들의 잘못된 성적 행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성적으로 미숙한 남성 그리고 남성다움에 대한 그릇된 미신이 있는 남성일수록 `영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여성을 물건 취급하고 여성을 비하하려는 성향이 높을 수록, 매매춘에 집착하려 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성숙한 여성과 사랑을 나누거나 애정을 쌓는 것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적 도구화는 결국 남성들의 천박한 여성관, 미숙한 자아와 관련이 깊은 것이다.
문제는 개인의 윤리적 차원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섹스 산업에 기생하는 악덕업주들이 있는 한 이 사회에서 왜곡된 성문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10대 소녀들은 돈을 벌기는 커녕 정신적, 육체적으로 골병만 들고 이를 향유하는 어른들은 남의 일인양 시장 논리에 따라 자신을 합리화시키려 들 것이다.
10대 매매춘이 사회적 공범이라는 인식이 필요한 때다.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미숙한 10대를 쾌락도구로 이용한다는 것은 분명 어른의 범죄행위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신승철 정신과 전문의·남서울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