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중고 명품관 '유즈드 마트' 히트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12분
"어설픈 `짝퉁'보다 중고라도 진품이 좋다."
요즘 시내에 나가보면 해외 수입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걸어다니는 명품관'이나 `샤넬족'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명품에 대한 욕심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중고 명품을 파격적인 가격에 사고 파는 서울 압구정동 `유즈드 마트'가 인기다.
6평 남짓한 가게에는 에르메스 까르띠에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버버리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가방 의류 벨트 지갑 구두 천여점이 오밀조밀 전시되어 있다.
대부분 다른 사람이 쓰던 것이지만 간혹 비닐 포장을 채 뜯지 않은 것도 눈에 띈다.
백화점에서 192만원 하는 샤넬 클래식 검정 핸드백은 100만원, 루이비통 모노그램 핸드백 85만원(백화점 145만원), 베르사체 여자 투피스 50만원(＂150만원) 등 물건은 제값의 30∼60% 가격에 거래된다.
이 가게는 명품을 원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수없이 포기한 사람에게나, 큰맘 먹고 샀지만 맘에 들지 않아 뼈저리게 후회하는 사람에게 희소식이다.
사장 전승엽씨(36)는 "`이름만 말하면 알만한 유명인사'가 물건을 차에 한가득 싣고 와 몽땅 팔고 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연예인도 이곳에서 물건을 사고 파는 단골손님이다.
운 좋으면 톱 탤런트 A씨가 드라마에서 메고 나왔던 샤넬 핸드백를 구할 수 있다.
탤런트 정준은 협찬 받았을 때 커피를 쏟아 `울며 겨자먹기'로 산 베르사체 셔츠를 내놓았다.
전씨는 "가짜 구별 노하우는 의외로 쉽다"고 귀띔했다.
명품은 거의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대량으로 생산되는 `짝퉁'은 아무리 날고 뛰어봤자 따라올 수 없다는 것.
가죽백의 경우 우선 안감의 재질이 다르고, 지퍼 접착상태에서 진짜와 구별된다.
특히 지퍼 1인치에 들어가는 날의 개수가 진품과는 확실히 다르다.
한 여자손님은 남자친구에게 선물받은 `명품'을 가져왔다 가짜인 것을 알게돼 그자리에서 전화로 이별을 고한 적도 있다고.
정모양(21．덕성여대 4년)은 "유행을 타지 않고 고급스런 이미지 때문에 명품을 선호한다"며 "중고품이라도 진짜 명품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
(02)3445-9318
[영주 기자 s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