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독감 합병증 환자 늘었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0일 14시 12분
독감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아 생기는 독감 합병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서울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의 경우 외래 환자의 20% 가량이 독감 환자로, 이중 폐렴 등의 합병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요즘 부쩍 늘어났다.
특히 감기 환자가 많이 몰리는 개원가에는 독감 합병증 환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서울 구로동 애경클리닉센터의 경우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하루 평균 30여명에 달했던 독감 환자가 10여명으로 크게 줄었으나 합병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4~6명 정도에 이르고 있다.
합병증은 폐렴이나 편도선염이 가장 많고 축농증이나 중이염, 결막염 등도 적잖다.
간혹 노약자나 신체허약자의 경우 저항력이 떨어져 결핵 등 전염성 질환에 중복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
이번 겨울에 유행하고 있는 시드니 A형 독감은 고열과 마른 기침, 몸살, 심한 두통을 수반하며 호흡기 질환의 합병증이 많은 게 특징.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독감이 다 나은 줄 알고 치료를 중도 포기할 때 합병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합병증에 따른 증세를 단순히 독감이 나은 뒤의 `부산물'로 여기는 것은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독감에는 역시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가 최고다.
애경클리닉센터 이인수 내과전문의는 "녹차를 약처럼 생각해 물 마시듯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하루 한 잔 정도는 무방하겠지만 많이 마시면 녹차 등에 들어있는 카페인 성분이 이뇨작용을 촉진해 치료를 더디게 한다"고 말했다.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흠뻑 내는 것 역시 탈수 증세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간혹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땀을 내면 감기가 떨어진다고 믿는 사람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어린이들의 경우 체온이 너무 높으면 열성경련을 일으킬 수도 있다.
탈수 예방에는 비타민C가 풍부한 오렌지주스나 물 등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단, 너무 뜨거운 유자차 등은 피해야 한다. 목 부위에 화상을 일으켜 염증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
독감 치료는 항바이러스성 제제를 쓰면 건강한 사람의 경우 곧 낫는다.
하지만 독감에 걸린 뒤 보름 정도 지나도 낫지 않으면 간질환 등을 의심해야 한다. 간염이 있는 경우 독감과 비슷한 증세를 보일 수 있어 병원에서 X레이나 혈액검사를 하는 게 좋다.
강북 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교수는 "독감환자는 4월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술을 자주 먹고 과로하기 쉬운 직장인이나 임신을 앞둔 여성, 당뇨병 환자, 수험생, 간질환자, 심신허약자 등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맞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