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조한승 3단 ●이세돌 3단

기사입력 2000년 01월 19일 14시 33분


제8보(84∼100)＝백 84는 `가'의 곳이 양수겸장의 급소였다고 전보에서 자세히 언급한 바 있다. 거꾸로 흑 87을 당한 것이 백으로선 아프다. 이 수로 우변 백말은 근거가 불확실해진 곤마신세로 변했다.

흑 89는 비장한 행마다. 이렇게 두어놓고 백의 태도를 묻고 있다. 백의 응수에 따라 작전을 가져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백 90은 현명한 선택이다. `나'로 중앙쪽에 머리를 내미는 것이 일감이지만 흑 `다'로 상대에 공격의 리듬만 제공하게 된다. 자칫 상변과 우변의 백말이 양곤마로 쫓기기 십상이다.

그런데 흑 91로 두텁게 막아섰을 때 재차 백 92로 상변을 보강한 수가 대완착이었다. 상변 백말은 손빼도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백은 중요한 시점에서 한수 놀린 거나 다름없게 된 셈이다. 백 92는 백 1로 좌상귀를 확보할 자리였다. 상변 백말은 흑 2 이하 잡으러와도 백 7까지 이상무. 다음 A와 B가 맞보기로 산다. 아무튼 93의 곳을 흑이 차지해 흑의 상승무드가 계속되고 있다.

[해설．이세돌 3단/글．공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