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방담] '게이 출현' 기자들 긴장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4시 19분
♣…팬들을 후련하게 해준 올림픽팀의 호주 4개국 친선대회 우승소식부터 들어볼까요.
♣…호주대회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설기현(21．광운대)이 서툰 골세레모니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설기현은 지난 9일 이집트전서 결승골을 넣은 뒤 한국 사진기자들의 정반대쪽으로 달려가 골세레모니를 했습니다. `낙종'을 한 사진기자들은 "다음엔 우리 앞에서 골세레모니를 해달라"고 사정을 했고 설기현은 "꼭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15일 호주전서 슬라이딩슛을 터뜨린 뒤 또다시 엉뚱한 방향으로 달려가 사진기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10여@가량 달리던 설기현은 "아차!"하면서 갑자기 방향을 틀더니 사진기자들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어보였습니다.
♣…호주대회 기간중 경기장 기자석에서 보조요원으로 일하던 호주 여성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게이'로 잘못 알려져 한국기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여성은 떡 벌어진 어깨에 근육이 탄탄하고 눈마저 부리부리해 아무리 봐도 남자로 보였습니다.
급기야 한 기자가 "말할 때 이상한 눈빛을 보내는 것 같다"며 울상을 짓자 축구협회 국제부의 이상락 과장이 "호모가 아니냐"고 직접 물어보더군요. 그러자 그녀는 "대학시절 농구선수로 뛰어 근육질일 뿐 나는 분명한 여자"라고 답변해 기자들을 `안심'시켰습니다.
♣…`새신랑' 박성배(25．전북 현대)가 울상입니다. 그는 지난달 18일 3세 연상인 김진선씨(28)와 웨딩마치를 울렸습니다. 하와이로 일주일간 신혼여행을 다녀온 박성배는 뉴밀레니엄을 꽃같은 신부와 함께 맞으며 마냥 행복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팀 합숙훈련에다 대표팀 소집이 겹쳐 2개월간 신부의 얼굴을 못보게 된 것이죠. 지난 3일 전주에서 시작된 팀 합숙훈련 때엔 외출을 할 수 있었고 저녁엔 `님'의 목소리를 전화로 들을 수 있어 괜찮았답니다.
하지만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14일 대표팀에 소집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오는 23일 뉴질랜드와 마지막 경기를 치르고 25일 귀국해도 외출만 허용될 뿐, 골드컵국제축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내달 2일 미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죠.
♣…울산 현대에 `호랑이 선생님'이 등장해 선수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일본 J리그 베르디 가와사키에서 지난 10일 영입된 윤태조(35) 체력코치가 장본인입니다. 연습경기도 생략한 채 오로지 체력훈련만 시키다보니 선수들이 "심장이 터질 것 같다. 입에서 단내가 난다"며 비명을 지르는 것이지요.
오전에 12㎞를 러닝하고 오후엔 2인1조로 스트레칭을 하는데 온몸의 근육이 뒤틀리는 기분이랍니다. 1개월전 결혼한 김상훈, 황승주 등은 "너무 피곤해 집에 가자마자 곯아 떨어진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윤코치는 17일 "체력훈련에서 뒤처지는 선수는 몸을 만들어 놓지 않은 선수"라며 "내달 일본전훈때 연습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해 선수들의 애를 태웠습니다. 프로구단중 최초로 체력코치를 둔 울산이 올시즌 어떤 성적을 낼 지 기대가 됩니다.
♣…미국 LA 남부의 플러턴시에서 전지훈련 중인 부천 SK 선수단에 때아닌 `안걷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구단은 시차탓인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자 훈련시간 외에라도 불필요한 체력소모를 막아보겠다며 이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심지어 정순기 부단장은 숙소에서 연습구장이나 한인식당이 걸어다닐 수 있는 거리인데도 선수들에게 10인승 밴 렌트카를 이용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렌트카로 28명의 선수들을 모두 이동시키려면 서너번씩 왕복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니 대기하던 일부 선수들이 몰래 `걷기'를 강행해 이를 막으려는 프런트와 한바탕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부단장은 "이곳에 도착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선수들의 어깨가 늘어져 있다"면서 오는 28일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안걷기 운동'을 계속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감독님이 길을 잃어 버리셨나∼."
외국인선수를 구하기 위해 지난 15일 LA 전지훈련지에서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떠난 조윤환감독이 17일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자 최윤겸코치가 무척 걱정을 했습니다.
최코치는 조감독과 전혀 연락이 안되자 "감독님이 잘 도착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안절부절 못하더군요.
하지만 정순기부단장은 "비행시간이 17시간이나 되고, 5시간의 시차가 있는데다 피곤해서 연락을 못하는 것 같다"며 최코치를 안심시켰습니다.
[정리＝신향식 기자 shi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