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실감 있는 작품으로 완성도 높인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4시 10분
눈 가리고 아웅하던 시절은 지났다. 영화제작에 전문가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있다.
29일 개봉되는 `춘향뎐'(임권택 감독－태흥영화사 제작). 서울대 규장각 양진석 교수, 연세대 국문과 설성경 교수 등의 고증을 받아 조선 인조때로 추정되는 당시 상황에 근접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옛 생활 풍속도를 재현한 것 자체로도 가치가 높을 정도다.
궁중다례연구원장 김보길씨가 남녀주인공 조승우, 이효정에게 기초 예절법등을 가르쳤으며, 한복 연구가인 허영씨가 50여벌의 한복을 제공했다.
이뿐 아니다. 유명 서예가 하석씨도 힘을 더했다. 세트 곳곳에 걸리는 현판은 물론, 이몽룡이 과거를 보는 장면에 등장하는 답안지도 모두 하 석씨의 작품.
어설픈 엑스트라도 사절이다. 남원시립국악단원들이 기생으로 나와 완성도 높은 화면을 만들었으며 임이조씨(무형문화제 제97호 살품이춤 이수)가 변학도의 연회 장면에 직접 출연했다.
2월 4일 개봉되는 `반칙왕' 또한 한국 레슬링협회 이왕표 회장의 도움을 받아 사실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시나리오 수정 단계에서부터 기술적 조언을 도맡아 한 이회장은 송강호 박상면 등 출연배우들에게 백드롭 등 기초적인 기술을 가르쳤다. 또 경기 장면 촬영이 있을때마다 빼놓지 않고 현장을 지키며 리얼리티가 떨어지지 않도록 도왔다.
프로레슬러 노지심은 중요한 역할을 맡아 `열연'까지 했다. 송강호 박상면과 경쟁을 하는 상대선수로 완벽한 조연급이다.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내는데 일조를 한 것.
이에 대해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관객들의 눈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당연한 일 아니냐"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