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KBO-쌍방울 법적분쟁 '초읽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4시 02분
프로야구 초유의 회원사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법적투쟁.
`일어나지 않았으면'했던 사건이 기어이 터질 조짐이다. 쌍방울은 지난 12일 이사회가 받아들일 것을 종용한 `선수단일시보유→매각알선'의 응급조치를 거부, 법적으로 해결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KBO 역시 법정분쟁을 어느정도 예상하고 준비를 마쳤다. 오히려 쌍방울야구단 대주주인 ㈜쌍방울개발이 소송을 걸어올 경우 쌍방울때문에 생긴 프로야구차질에 대한 손해배상 맞고소도 고려중이다.
어느쪽도 한치 양보없는 전면전. 생각의 출발이 다르니 타협이란 없다. KBO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프로야구가 살길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있고, 법정관리중인 쌍방울개발은 야구단을 좀더 높은 가격에 팔아서 채권단에 빚을 청산해야 한다.
양쪽의 논리를 점검하기 전에 쌍방울 대신 프로야구에 참여할 SK입장을 고민하지 않을수 없다. 가뜩이나 여러가지 악재때문에 머뭇거리는 SK로선 기업의 이미지와 직결되는 법적투쟁의 틈바구니가 여간 부담스러운게 아니다.
KBO는 지난 2년간 회원사에 대한 예우라며 쓰러져가는 쌍방울을 본체만체하다 지금와서 덜컥 `퇴출'을 거론해 감정을 악화시켰다. 좀더 매끄러운 일처리가 아쉽다. 강하게 매듭지으려 했다면 차근차근 수순을 밟았어야 했다.
쌍방울은 `내 밥그릇'만 챙길게 아니라 지난 10년간 프로야구에 이바지한 것을 생각해서라도 모양새좋게 물러나야한다. 모두가 마음을 열어야 할때다. 7개구단 단일리그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막아야하지 않는가.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