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쉬어도 야구장에서 쉬어라' 불호령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2시 44분
`쉬어도 야구장에서 쉬어라.'
서울에서 어금니 치료를 받고 있던 삼성 임창용(24)에게 불호령이 떨어졌다.
김용희감독은 지난 16일 단합대회 참석을 위해 대구에 내려온 임창용에게 훈련합류를 지시했다. 치료차 서울에 올라가는 것을 뺀 나머지 일상생활에선 예외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조치였다.
입이 삐죽 튀어나올만한 지시였지만 도리없는 일. 감독의 눈밖에 나서 좋을 일이 하나도 없다고 판단한 임창용은 부랴부랴 서울 누나집에 풀어놓았던 짐을 꾸렸다. 그리고 18일부턴 제주도 훈련을 떠난 투수진과 떨어져 경산볼파크에서 김봉근코치와 맨투맨 훈련을 시작했다.
사실 임창용의 어금니 부상은 심각한 상태. 피칭 때마다 이를 악문게 어금니 손상을 가져왔다. 해태시절부터 닳기 시작한 어금니는 이제 두개나 교체해야될 지경이다.
지난해 선발투수와 맞먹는 138⅔이닝이나 던졌기 때문에 쉬어도 무방한 일. 임창용도 치료를 하면서 경기도 용인 수지의 스포츠과학지원실에서 재활선수들과 함께 개인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김감독의 팀훈련 지시는 언뜻 가혹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곰곰히 따지고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고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어도 시작부터 긴장을 늦추면 앞날을 장담할 수 없다.
지지부진한 연봉협상을 빨리 매듭지으라는 속뜻도 담겨있다.
마음이 영 내키지 않았던 임창용도 생각을 달리했다. 올시즌 정상도전에 버팀목이 되기 위해선 느슨했던 정신력을 바짝 조일 필요성을 절감한 임창용은 감독의 깊은 뜻이 성적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대구＝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