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탤런트들 가수겸업 시험장 노래방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34분
S.E.S의 멤버인 유진이 고려대학교에 특별전형으로 합격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재학생들이 `이젠 노래방에서 노래를 잘 불러도 대학에 갈 수 있는 세상'이라는 대자보를 붙인 적이 있다.
다시 이 사건을 논란의 대상으로 올려놓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노래방'에서의 노래실력이 대학교 입학 자격에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지만 `노래방 오디션'을 통해 스타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가수의 꿈을 접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이다.
잘 생긴 외모와 `끼'를 바탕으로 연기 쪽으로 먼저 데뷔를 하고 나서 가수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노래실력도 대단하다'는 평을 듣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
연예 관계자들이 모여 있는 회식자리에서 부를 노래를 미리 연습해두기도 하고, 노래방에서 남몰래 연습을 하기도 한다.
우선 `노래방'에서 뛰어난 가창실력을 선보여 연기 뿐만 아니라 가수로도 인기를 얻은 이지훈. 이지훈은 연기자의 꿈을 꾸고 있던 친누나의 소개로 발탁된 케이스.
평소 이지훈은 연예인이 되고 싶은 꿈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6개월 동안 연기지도를 받았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소속사 사무실 관계자와 노래방을 가게되었다고 한다.
그곳을 중 3때부터 있는 대로 폼 잡고 목이 쉬어라 불러댔던 그 노래방인지라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고 한다. 노래가 끝나고 주위를 둘러보자 다들 이지훈의 실력에 놀라는 눈치였다. 그 자리에서 가수를 해보라는 제의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가수로도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지만 실패한 경우도 있다. 서글서글한 웃음을 선보이고 있는 귀여운 터프가이로 자리잡은 이훈이 바로 `불쌍한 케이스'다.
데뷔 초기 그의 매니지먼트는 요즘 가수 유증준의 매니저로 쭉쭉빵빵 잘 나가는 고재용씨가 맡고 있었다. 원래 그는 연기자 쪽보다 가수 쪽 매니지먼트가 전공. 그래서 우선 이훈의 노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노래방에 데려갔다고 한다.
이훈에게 마이크를 전해주고 노래를 부르라고 하자, 이훈은 특유의 분위기를 잡으며 노래를 불렀다. 제딴에 잘 불렀다고 생각한 이훈이 매니저의 눈치를 살폈다. 고재용씨는 고객를 푹 숙인 채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연기나 열심히 하자"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