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겨울의 별미 '빙어 낚시' 제철 맞았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24분
"와~. 빙어다, 빙어."
"두 마리나 걸렸네."
지난 12일 오전 춘천호 중류.
`겨울의 별미' 빙어 낚시가 제철을 맞았다.
며칠째 계속된 영하 10도가 넘는 강추위로 춘천호 지류에 10㎝가 넘는 얼음이 얼면서 빙어낚시가 본격 시즌을 맞은 것.
춘천호를 따라 형성된 화천교, 신포리, 지암리 등 빙어 낚시터에는 200여명의 낚시꾼들이 몰려 빙어를 낚느라 여념이 없었다.
주말의 경우에는 1000명이 넘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서울에서 가까운 탓에 승용차는 대부분 서울 번호판.
방학을 맞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 `아저씨 부대'가 주류를 이뤘다.
얼음 구멍에서는 피라미보다 몸이 가는 10㎝ 내외의 은색 빙어가 연신 올라왔다.
아이들은 얼음판 위에서 노는 게 그리 좋은지 썰매나 스케이트 타기에 정신이 팔려있고, 주당(酒黨)들은 추위를 이기려는 듯 일찌감치 술판을 벌였다.
일회용 숯불로 구워낸 삼겹살을 안주삼아 소주잔을 돌리면서도 간간이 찌에 시선을 준다.
빈명렬씨(45·서울 강동구 길동)는 "애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번씩 빙어 낚시를 하러온다"며 "오전에 40마리를 잡아 빙어 튀김을 해먹었다"고 했다.
`낚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도 상당수.
대학원생인 김국환씨(28·서울 강남구 청담동)는 "물이 깨끗하고 경치가 수려해 데이트 삼아 자주 온다"며 "빙어낚시의 즐거움은 역시 잡는 재미와 먹는 재미"라고 말했다.
빙어낚시는 어린아이도 할 수 있을 만큼 쉽다.
바늘에 구더기를 꿴 견짓대를 얼음 구멍속에 내려놓고 찌가 움직일 때 살짝 채면 백발백중.
한번에 네 마리가 걸려나오는 경우도 있다.
잘 잡는 사람은 하루에 100마리 이상을 건져낼 정도다.
갓 잡아낸 빙어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별나다.
튀김을 해먹어도 맛있다.
물론 술이 빠질리 없다.
얼음판 위에서 먹는 술은 쉽게 취하지 않아 평소 자신의 주량을 넘기기 일쑤다.
빙어는 오전과 오후에 잘 나온다.
오전 4시부터 9시까지, 오후 3시부터 6시까지가 피크 타임이다.
그래서 일부 나들이객들은 하루 전에 도착해 민박을 하기도 한다.
신포리의 경우 매점을 겸한 식당이 한 곳 있어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토종닭찜과 백숙(3만원)이 괜찮고, 뜨끈뜨끈한 소머리국밥(4000원)도 먹을 만하다.
빙어튀김과 빙어회를 1만원 어치만 주문하면 3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썰매도 빌려준다.
경춘국도 주변에는 빙어를 파는 가게가 많고 트럭에서는 즉석 회도 판다.
가격은 1㎏에 1만5000원선.
조황문의 춘천종점낚시 (0361)241-4858
[천=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