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칼럼] 김동철 '원조교제는 21세기 재앙'
기사입력 2000년 01월 13일 14시 18분
지금 이 시대 최고 중심 키워드는 원조교제(援助交際)다.
돈을 매개로 여중-고생과 30∼50대 아저씨와의 성적 결합을 뜻하는 원조교제는 원래 일본에서 나온 말이다.
지금부터 10년전쯤 일본에서는 넓적다리를 훤하게 드러낸 미니스커트에 `세라복'(해군정장인 `세일러 복') 차림의 여고생은 `하이속스'란 무릎밑까지 오는 긴 흰 양말을 신었는데 보통 윗부분을 접고 다녔다. 이름하여 `고갤(高 girl)족'.
`돈도 벌고 남자도 만난다면 일석이조 아닌가. 내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핸드폰, 화장품, 옷, 지갑, 액세서리, 그리고 생리대…'
하이속스(High socks)는 당시 미국에서 유행했던 스타일이었다. 이 하이속스족이 일본에서 원조교제족으로 둔갑했고 뒤늦게 국내에 직수입된 것이다.
원조교제는 몸과 돈을 맞바꾸는 거래인데 몸값이 5, 6만원이라니 너무 싼(?)게 아닌가.
미성년자 매춘행위인 원조교제는 중세때의 흑사병 이래 가장 커다란 21세기 비극적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 재앙은 어디서왔는가.
새 밀레니엄을 몰고온 인터넷은 이 시대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터넷은 정보고속도로를 만들었고 정보의 바다를 창조해냈다.
만약 새로운 패러다임을 거부한다면 `죽는 길'밖에 없다.
그래서 너도나도 인터넷을 외쳤고 그 결과 가져온 대표적인 역기능이 원조교제다.
인터넷이 원조교제를 부추기고 확산시킨 주범인 셈이다.
이른바 `사이버섹스 중독증'(Cybersex Addiction)이다.
사이버섹스 중독증이란? PC방의 채팅룸에서 만난 상대와의 온-라인 섹스나 폰섹스 등에 탐닉하는 것을 말하지만 그 가상현실은 급기야 실제상황으로 이어져 이 사회를 들쑤셔놓고 있다.
이 병의 특징은 전문의가 아직까지 없다는 것.
미성년자의 매매춘을 근절한다면서 미아리 텍사스를 달밤에 누비는 `여전사' 김강자 서울종암경찰서장 등 몇 사람이 눈에 띌 뿐이다.
하니 못하니 말도 많은 영화 `거짓말'도 원조교제를 다룬 것인데 그 결과가 과연 어떻게 될지 글쎄….
[사회부장 youth＠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