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제주 신라호텔 정원 벤치, 연인-부부 발길 줄이어
기사입력 2000년 01월 12일 14시 12분
지난해 국내 영화사상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쉬리'의 주제곡 `웬 아이 드림(When I Dream)'이 가장 잘 어울린 장면은 한석규와 김윤진이 바다가 바라보이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다.
유중원(한석규):잘 지냈어요?
이명현(김윤진):언니 만났어요? 언니랑 같이 왔으면 좋았을텐데...뭐예요 이건?
유중원(한석규):키싱구라미라는 물고기예요.
이명현(김윤진):주는 거예요? 너무 이쁘다. 고마워요. 한마리가 죽으면 나머지 한마리도 뒤따라 죽어요.(중략) 들어보세요. 언니가 좋아하던 노래예요.
대화 마지막에 주제곡이 은은히 흘러나와 깊은 감명을 준 이 장면은 제주 신라호텔 정원 벤치에서 촬영했다.
해안절벽위 두개의 벤치가 나란히 놓여있는 이곳에 앉으면 중문 해수욕장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왼쪽으로는 이색 절경인 주상절리 해안도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어선들이 대거 해안에 정박해 있을 때는 말 그대로 절경이다.
이곳이 촬영지임이 알려지면서 당시의 감회를 되새기려는 젊은 연인들이 줄이어 호텔측은 `쉬리벤치'라는 안내문까지 붙였다.
한편 `쉬리'는 지난 1일 KBS@2TV를 통해 상영된 결과 37.3%(점유율 58.8%)로 시청율 1위를 기록하며 안방극장에서도 대박을 터트려 사그러들던 `쉬리' 열풍이 되살아났다.
지난해 젊은 연인들이 몰려든 `쉬리벤치'에는 최근 부부 등 중년커플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이에따라 호텔측은 18일부터 벤치옆에 영화의 한장면처럼 헤드폰을 끼고 주제곡을 들을 수 있도록 음악감상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또 영화 개봉 1주년이 되는 다음달 16일에는 한석규, 김윤진 등 주요 출연진을 초청해 기념행사를 갖거나 영화시연회를 열어 당시의 감회를 되새기는 이벤트와 기념 패키지를 기획중이다.
[김순근 기자 sk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