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보스턴 언론들 이상훈 돌출행동 대서 특필
기사입력 2000년 01월 10일 23시 54분
"빌 리가 미쳤냐? 나도 그렇다(Bill Lee was crazy? So am I)".
지난 9일자 보스턴 지역의 유력 일간지 `보스턴글로브'에 난 이상훈(29) 멘트의 한부분이다.
미국인들은 치렁치렁한 갈기 머리에 돌출 행동을 서슴치않는 이상훈에게 놀란 모양이다.
기사 제목부터 `진짜 괴짜(Genuine screwball)'라고 뽑았다.
특히 입단식이 끝난뒤 펜웨이파크 마운드위에 올라 홈런을 맞은듯 담장 밖을 어이없이 쳐다보는 시늉이나, 공을 던진뒤 부상한듯 왼쪽 어깨를 부여잡는 장면에 고개를 내두르는 표정.
록스타처럼 생긴 외모뿐 아니라 실제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는 수준급의 가수라는 점도 소개했다.
그래서 미국인들이 붙인 별명도 `우주인(spaceman)'이다.
지난 70년대 1@98의 큰 키로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기행을 일삼았던 보스턴의 왼손투수 빌 리의 닉 네임으로, `외계에서 떨어진 괴상한 친구' 정도의 의미이다.
2년전 보스턴 입단 문제로 시끌벅쩍할때 한국으로 파견된 폴 듀퐁기자도 이상훈을 보자마자 빌 리를 떠올렸다고.
그래서 그때 인터뷰중 나온 말이 `그래, 나도 미쳤다'는 것.
하지만 미국인들은 단순히 이상훈을 괴짜와는 비교하지 않았다.
`머리를 염색한 한국판 데니스 에커슬리'라든지 `헤어 스타일이나 피칭 모두 로드 벡과 좋은 비교가 된다'는 댄 듀켓단장의 말이 좋은 예.
에커슬리와 벡 모두 긴머리를 휘날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보스턴의 명 구원투수들이다.
[전동희 기자 cance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