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쌍방울 KBO에 구단매각 백지위임
기사입력 2000년 01월 08일 02시 09분
쌍방울이 한국야구위원회(KBO)로 아무런 조건없이 매각전권을 위임함에 따라 SK의 프로야구 입성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쌍방울야구단 대주주인 ㈜쌍방울개발은 7일 오후 6시30분 `자체매각을 시도했으나 여의치 않아 되도록 최상의 조건으로 매각해줄 것을 바란다'는 공문을 KBO로 보냈다.
쌍방울이 매각위임 철회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꾼 것은 퇴출당해 매각대금을 한푼도 받지못할 바에야 KBO의 선처를 바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KBO는 쌍방울이 `백기투항'을 해온만큼 오는 12일 이사회서 집중논의, SK와 적극협상에 나선다.
KBO가 전권을 행사함에 따라 인수대금, 선수보강방안, 연고지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룰수 있게 됐다.
SK 역시 채무액(240억원)이 부담스런 쌍방울과 지루한 협상을 펼치는 것보다는 KBO와의 논의가 훨씬 자연스럽다.
쌍방울이 이미 신인선수계약과 해외전지훈련계획을 마친 상태라 이달말까지 인수에 합의하면 올시즌 참가는 무난하다.
하지만 12일 이사회서 쌍방울이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KBO 이상일 사무차장은 "지난 4일 이사회후 `구단운영과 포기'중 양자택일 할것을 내용증명으로 보냈다"며 "이사회에서 백지위임마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면 쌍방울은 법정퇴출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KBO로서는 어차피 전권을 위임받아 매각한다 하더라도 매각액수가 작으면 비난이 쏟아지고, 큰 액수를 이끌어내면 쌍방울채권단만 예상외의 이익을 볼것이 뻔해 고민하고 있다.
쌍방울을 퇴출시키면 KBO가 선수단만 인수한뒤 SK에 신생팀창단을 의뢰, 창단금액을 최소화하고 나머지 돈은 팀강화에 쏟아부을 수 있다.
한편 쌍방울은 모든것을 포기했는데도 불구하고 퇴출될 경우 법정투쟁을 벼르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