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곰돌이 군단서 스키못타면 왕따
기사입력 2000년 01월 04일 14시 04분
`마음 놓고 스키장에 한번 가봤으면…'
대부분 프로야구 선수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팬들은 `비시즌인데 스키장 가는게 무슨 문제냐?'고 하겠지만 야구선수들과 스키장 사이에는 커다란 장벽이 있다.
바로 코칭스태프들이다.
스키를 타다 다치기라도 하면 몸뚱이가 재산인 선수 개인은 물론 팀 전력에도 손실이기 때문.
그래도 기어이 스키장을 찾는 선수들이 있지만 들킬새라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전 강원도 모 스키장에서 스키를 탄 삼성 이승엽도 코칭스태프로부터 따끔한 질책을 받았다는 뒷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그러나 두산은 다르다.
이경필 박명환 정수근 강 혁 홍성흔 등은 휴가시즌인 요즘은 물론 훈련중일때도 일과가 끝나면 야간스키를 즐겨왔다.
스키를 못 타면 `왕따'를 당할만큼 스키는 두산의 `팀 레포츠'.
심지어 정수근 이경필 홍성흔 등은 구단의 주선으로 오는 9,10일 이틀동안 홍천 대명스키장에서 팬들이 함께 참여하는 스키캠프까지 연다.
다른 구단이라면 생각도 못할 일.
두산이 스키와 친해진 것은 1983년 입단한 장호연(현 삼성 코치) 덕분이다.
독일에 사는 누나 덕분에 충암고 시절부터 알프스에서 스키를 배워 톱클래스 강사보다 더 스키를 잘 탔던 장호연은 겨울이면 스키장에서 살았다.
`무릎 근육 강화를 위해 야구선수는 스키가 필수 과목'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특히 투수는 웨이트 훈련이나 보약을 먹는 것보다 스키장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하체 힘을 기르는데 그만이라는 것.
이때 장호연을 `사부'로 모시고 스키를 배운 선수들이 김태형 김민호 김상진 김상호 등이다.
장호연이 팀을 떠난 뒤에도 이들을 통해 스키의 맥이 이어졌다.
설원을 누비고 싶지만 코치들 눈치보느라 스키장에 못 가는 다른팀 선수들은 겨울만큼은 두산선수들이 가장 부러울 듯하다.
[송철웅 기자 simb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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