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정인교-김영만 흩어져야 기아가 산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5시 19분
`물과 기름'인가.
기아 엔터프라이즈 박수교 감독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약체로 꼽히던 신세기와 동양에 잇따라 고배를 들며 시즌 첫 3연패(連敗)에 빠진 것.
특히 부상중인 김영만이 복귀한 4게임서 이같은 성적표를 받아 더욱 부담스럽다.
지난시즌에도 기아는 김영만이 코트에 돌아온 뒤 치른 9게임서 각각 4연패와 3연패를 당하며 2승7패로 부진했었다.
믿는 도끼에 발등이라도 찍혔을까, 전철(前轍)이 그리웠던 것일까.
박감독이 진단한 기아 침체의 원인은 ▲정인교 부진 ▲조직력 약화 ▲김영만 체력저하 등이 꼽힌다.
혼자 뛸때는 펄펄 날던 정인교가 포지션이 겹치는 김영만이 가세하면서 위축된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외곽에서 볼을 김영만과 나눠 갖다보니 슈팅기회가 줄어든데다 전매특허인 속공에 이은 3점슛도 자취를 감췄다.
또 김영만 없이 14게임을 소화한 뒤 그와 다시 손발을 맞추려니 기름치지 않은 톱니바퀴처럼 팀플레이가 뻑뻑하게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김영만이 왼쪽무릎 부상에서 회복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몸상태가 20분정도 뛸 수준밖에 안돼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외곽에서 쌍포가 터져야 순조롭게 게임을 풀어가는데 정인교와 김영만이 모두 헤매면서 애를 먹고 있다는 지적.
그렇다고 둘 중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도 없는 노릇.
`위기의 남자' 박감독은 과연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을까.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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