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프로는 뭔가 특별해야돼'
기사입력 2000년 01월 03일 12시 51분
올 1년 써먹을 힘을 모으기 위해서다.
운동선수라면 너나없이 체력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치겠지만 박정태는 좀 유난스럽다.
그의 방망이질은 적당히 해도 3할은 너끈하다 싶을 만치 `달인의 경지'에 올라 있다.
한데도 유난을 떤다.
나이 때문이다.
연말에 불우이웃을 돕는답시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다가 또 한살 꿀꺽 먹어버렸다.
프로야구 선수로서는 벌써 황혼기다.
그야말로 체력과 노련미로 버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이쯤되니 천하의 박정태도 겁이 안 날 수가 없는 모양이다.
"아직까지 타격이나 수비에는 자신 있습니다. 문제는 체력이죠. 시즌 막판까지 흔들림없이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이요."
어쩌면 엄살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의 벗은 몸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면 그렇게 여길 수밖에 없다.
보디빌더를 무색케할 정도의 조각같은 몸매.
울퉁불퉁한 근육들에선 절로 힘이 느껴진다.
그런 그가 "체력, 체력"하니 주위에서는 그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하지만 그는 내심 조급하다.
99시즌 아깝게 놓친 우승도 해야지, 31게임에서 그친 연속안타 행진도 다시 시작해야지, 올림픽에 나가 메달도 따야지….
이 모든 것들이 체력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뭘 하든간에 힘은 셀수록 좋은 것 아닙니까."
[최재성 기자 kkachi＠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