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어] 35득점 원맨쇼…클리프 리드 자리 위협
기사입력 2000년 01월 02일 14시 59분
원년시즌부터 4년 내리 한국 코트를 누비고 있는 클리프 리드(30．SBS).
기아를 원년 챔피언에 올려놓은 그는 해가 갈수록 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재계약 걱정을 하지 않는다.
지난시즌 기아에서 퇴출됐지만 SBS가 지난해 트라이아웃서 그를 다시 지명한 것은 외국인 선수 단신그룹(1m93.5)의 커트라인에 걸린 신장에다 특유의 파워와 탄력 때문.
용병들의 모임인 `이태원파'의 좌장 노릇을 하는 리드는 그래서 `철밥통'이란 별명을 얻었다.
그런데 요즘 그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부러진 부상 탓이 아니다.
퀸시 브루어(26)란 `굴러온 돌'이 마음에 걸린다.
1일 잠실실내체육관. 리드는 허리통증을 핑계로 태업중이라는 소문이 쫘한 동료 데이먼드 포니와 함께 삼성전을 벤치 구석에서 느긋하게 구경했다.
구랍 28일 SK전서 첫선을 보인 브루어가 21득점 7리바운드를 뽑긴 했지만 `무쇠밥통'을 깨뜨릴만한 실력은 못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포니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낄낄거리던 리드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데뷔전과는 달리 브루어가 원맨쇼를 펼친 것이다.
SBS는 이날 경기서 2차 연장까지 접전을 벌였고 49분 동안 35득점 15리바운드를 따낸 브루어의 활약 덕택에 극적인 승리를 연출했다.
아직 국내 코트에 적응하지 못해 몇차례 무리한 플레이가 눈에 띄었지만 브루어는 골밑돌파능력에 리드의 약점으로 꼽히는 드리블링과 외곽슛까지 다재다능한 기량을 뽐냈다.
`박힌 돌' 리드의 전성시대도 슬슬 저물어가는 느낌이다.
[류성옥 기자 watchdo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