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17세 최연소 '태극 라켓' 유승민
기사입력 1999년 05월 20일 14시 11분
새벽 6시.
해가 뜨자마자 운동장으로 집합, 호각 소리와 함께 다섯바퀴를 돈다.
가쁜 숨을 고를 여유도 없이 곧바로 30분간의 서브 리시브 연습에 들어간다.
아침과 점심시간을 빼면 온종일 연습시간이다.
밤 10시30분.
파김치가 된 몸을 눕히고 똑같이 반복될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든다.
최연소 국가대표 유승민(17．동남종고 ?년)은 요즘 이렇게 하루 해를 보내고 있다.
"유남규, 김택수 선배의 뒤를 이어 한국탁구의 다음 세기를 책임져야 한다."
언젠가부터 유승민은 어깨 위에 이 무거운 십자가를 달고 다닌다.
유승민에게는 늘 '신동 딱지'가 붙어 다녔다.
라켓을 처음 잡은 건 일곱살 때.
외삼촌이 인천에서 탁구장을 운영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때 전국대회에서 6학년 형들을 이기고 1위를 차지, 독주의 서막을 장식했다.
이어 중학교 들어 각종 대회 우승을 휩쓸며 독주 체재를 굳혔다.
중학교 3학년때 추천케이스로 태릉선수촌을 들락거리며 대선배들의 스매싱을 곁눈질, 같은해 세계선수권대회서는 단번에 본선까지 진출하는 '사고'를 치며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월 대표선발전을 통해 태극마크를 단 유승민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출전의 꿈을 키우고 있다.
넘어야 할 산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선배들.
올림픽 출전티켓 3장 가운데 1장은 김택수에게 돌아갈 것이 뻔하고, 나머지 2장을 놓고 유남규 오상은 이철승 등 선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다.
첫단추는 잘 뀄다.
지난 3월 열린 영국과 크로아티아 오픈에서 대선배 유남규와 복식조를 이뤄 4강과 16강에 진출했고, 단식에서도 16강까지 오르는등 가능성을 입증했다.
두번째 단추는 오는 8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꿸 참이다.
이 대회에서 상위 입상해 세계랭킹을 30위권 이내로 끌어들일 경우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2004년 아테네올림픽－.
'Y2000 스타' 유승민의 내일은 창창하다.
유승민이 죽죽 성장해 나가는 한 한국남자탁구의 미래 또한 '쾌청'이다.[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