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조한승 3단 ●김영삼 3단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5시 41분
제12보(171~190)=중반 이후 한번 움켜쥔 백의 우세는 몇번의 천지개벽 뒤에도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는다. 중앙 일대의 큰 패에서도 흑은 이겼고, 그 대가로 얻은 좌하귀의 실리마저 백은 패싸움으로 다시 잃고 만다.
흑은 두번의 큰 패싸움에서 모두 승리했으나 아직 형세역전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흑은 승부사답게 무서운 노림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문제는 백이 아직도 국면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보 흑 ▲에 대한 백 △의 대응이 그 방증이다. 현재 마지막 초읽기에 몰리고 있는 흑보다 시간적 여유가 많은 백이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약간의 경각심만 가졌더라도, 본보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흑 71에 이어 흑 73 끼움으로 기어코 수가 나고 말았다. 이후의 수순은 미리 읽어둔 흑의 수읽기 각본에 따를 수밖에 없는 모습이다. 그만큼 필연이란 말이다. 흑 ▲의 효력은 흑 81을 선수하는데 있다. 흑 85가 이곳 사활의 키포인트. 자칫 흑 1로 궁도를 넓히는 것은 4까지 간단히 잡히고 만다. 80=73의 자리.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