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김문환-만화계도 매니저 시대
기사입력 1999년 05월 13일 14시 35분
이제 인기만화가들과의 만남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인기 가수나 탤런트처럼, 만화가도 인기 관리를 담당하는 전문가를 두기 시작했다.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최고 인기만화가로 꼽히고 있는 '힙합'의 김수용과 '오디션'의 천계영이 대표 주자들. 자신들의 캐릭터와 활동 무대를 관리하는 매니저를 두었다.
이같은 현상은 작가는 오직 작품에만 전념하고, 작품에서 파생되는 상업적 관리는 매니저가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조율한다는 점에서는 바람직하다. 하지만 만화의 특수한 매커니즘을 살펴볼 때,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부정적인, 보완해야 할 면면들이 더 많아 보인다.
배우의 경우 출연 로비를 하거나 출연작을 선별하고, 가수라면 곡과 안무를 기획하고 음반을 제작하여 홍보하는 것이 매니저의 일이다. 배우는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가수는 노래하는 것으로 임무를 마친다. 그 후 인기가 올랐을 때, 매니저는 사업적인 일을 맡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화는 다르다. 만화가가 아니라 캐릭터가 독자에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화에 있어서는 만화가가 아니라 캐릭터가 배우며 가수다. 만화가는 그들을 관리하는 일차적 매니저이며, 동시에 연출자다. 캐릭터가 인기를 끌고 난 이후 매니저의 몫이란 상품을 개발하고, 그 관리를 사업적으로 잘 이끌어 성공시키는 것이다.
일찌기 김수정, 이두호, 이진주, 이상무, 배금택 등의 만화가들이 사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작품과 캐릭터가 인기없거나 인기관리를 못해서가 아니다. 이차적 매니저의 일을 맡아 해줄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화도 유행가와 같다. '그때'가 아니면 대중성을 잃기 마련이다. 만화의 속성은 연예계의 흐름과 같은 것이다. 누가 시공을 초월해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지 않을까. 인기 만화를 가지고 움직이는 매니저보다 인기 만화와 작가를 기획하고 길러내는 진정한 매니저가 많이 나와주길 기대해 본다. 밑천을 들이는…. [아선미디어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