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규] 촬영중 '집단폭행' 부상
기사입력 1999년 05월 12일 14시 08분
탤런트 조성규（38）가 촬영도중 집단폭행을 당했다.
밴텀급 한국챔피언（84년） 출신으로 최근 "배가 고파 다시 링에 서겠다"（본지 5월9일 보도）며 9년만에 복싱재개를 선언해 화제가 됐던 그는 11일 오후 3시쯤 KBS 2TV의 `일요베스트@네 이웃의 여자를 탐하지 말라'（16일 방송）를 찍다 시민들에게 얻어맞고 짓밟혀 코피가 터지고 앞니가 흔들리는 부상을 했다.
조성규가 부상을 한 곳은 서울 명동거리.
극중에서 소매치기 역을 맡은 그는 여자 행인의 핸드백을 날치기 한 뒤 명동입구의 코스모스백화점 앞을 뛰어가고, 피해 여인에 이어 형사역의 권용운이 뒤를 추격하는 신.
카메라가 먼 곳에 위치한 상태에서 조성규는 "비켜 비켜"하며 내달렸고, 촬영중임을 모른 일부 시민들이 `실제 상황'으로 오인해 사고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행인중 한명은 각목으로 조성규의 얼굴을 내려쳤고, 두명은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구둣발로 얼굴을 밟아버렸다.
워낙 사람이 많은 거리라 인원통제가 쉽지 않았고, 주로 조역배우로 활동해온 조성규를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러나 연출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성규는 서울 여의도의 모병원에서 간단한 응급치료만을 받은 뒤 밤촬영을 모두 마치는 열의를 보였다.
그가 부상에도 불구하고 촬영을 고집한 것은 연출진과의 의리때문.
`네 이웃의 여자를 탐하지 말라'의 연출자인 어수선PD는 이번달 말 일본선수와 복싱을 하기위해 출국한다는 소식을 들은 뒤 그에게 "출연료를 여비에 보태쓰라"며 캐스팅했다고.
촬영을 마친 뒤 끙끙앓느라 밤새 한잠도 못잤다는 조성규는 "냉혹한 연예계에서 오랜만에 방송PD로부터 인정을 느껴 눈물이 났고, 시민정신이 생생히 살아 있는 현장을 체험하게 돼 기뻤다"고 말했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