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피 (6)
기사입력 1999년 05월 08일 20시 58분
이반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품속에서 수배자 포스터에서 찢어온 사진을 한 장 꺼냈다. 젊은 의사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이 사람처럼 생겼습니까?"
"예. 예. 맞습니다. 이 자가 확실합니다."
더 놀란 쪽은 이형사였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죽은 최일X라니….'
이반장은 출동전 강력계장의 말을 떠올렸다.
"이반장！ 112긴급 신고들어왔는데, 최일X래. 말이 돼? 근데 병원에 확인전화 넣더니, 맞대."
"이상하군. 최일X는 오늘 아침 사형에 처해졌는데…."
이번엔 젊은 의사가 화들짝 놀랐다.
"예? 그럼 아침 뉴스에 나왔던 최일X라는 사람이…."
"그렇소. 근데, 체격이 모두 틀리다구요?"
"예? …예."
이반장은 뭔가 심상치 않은 감을 느꼈다. 이반장은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5개조로 나눠 지하로 내려간다. 이렇게 생긴 사람… 들이다. 극히 위험한 자들로 판단된다. 그리고 … 발포해도 좋다."
-10-
`아…. 이런 것이었나?'
형택의 마지막 감정은 호기심을 완전 해소한, 개운한 기분이었다.
지금 자신의 의식이 사라지고 있지만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마치 해탈한 기분 같았다.
그들이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지하에 내려온 자신의 얼굴과 같은 얼굴을 한, 최일X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서둘러 영안실로 내려왔다.
냉동 시체를 하나하나 뒤적였다. 그리고 무엇을 발견했는지 모두들 갑자기 행동을 멈춘 채 영안실 옆의 해부실 문을 부수고 쳐들어갔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천을 걷어냈다. 거기에는 검은 원통이 있었다.
원통 주위에 하얗게 서리가 낀 것이 안에 냉매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원통을 열고 팔에 깁스를 한 사람이 그 안에 있는 물체를 꺼내들었다.
그 물체를 꺼내어 한명씩 한명씩 살펴보았다.
사람들의 얼굴은 완전히 다른 생명체로 태어난 것 같은 큰 기쁨을 머금은 표정들이었다.
형택이 가장 마지막으로 그 물체를 살펴보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형택은 그 물체를 보았다.
그리고 형택은 자신의 몸을 다른 존재에게 완벽하게 빼앗겨 버렸다.
그리고 어디론지 모를 세계를 향해 영혼이 몸으로부터 빠져나왔다.
형택의 몸은 그 물체를 사람들의 중앙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 자신도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큰 기쁨을 머금은 표정으로….
그 물체는 냉매가 점점 증발하면서 그 정체를 드러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여가면서 얻은 그 물체.
바로 최일X의 얼굴이었다.[이번 회 끝]
글·김도현(아이디 `궁극바보')/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이반장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품속에서 수배자 포스터에서 찢어온 사진을 한 장 꺼냈다. 젊은 의사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이 사람처럼 생겼습니까?"
"예. 예. 맞습니다. 이 자가 확실합니다."
더 놀란 쪽은 이형사였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죽은 최일X라니….'
이반장은 출동전 강력계장의 말을 떠올렸다.
"이반장！ 112긴급 신고들어왔는데, 최일X래. 말이 돼? 근데 병원에 확인전화 넣더니, 맞대."
"이상하군. 최일X는 오늘 아침 사형에 처해졌는데…."
이번엔 젊은 의사가 화들짝 놀랐다.
"예? 그럼 아침 뉴스에 나왔던 최일X라는 사람이…."
"그렇소. 근데, 체격이 모두 틀리다구요?"
"예? …예."
이반장은 뭔가 심상치 않은 감을 느꼈다. 이반장은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5개조로 나눠 지하로 내려간다. 이렇게 생긴 사람… 들이다. 극히 위험한 자들로 판단된다. 그리고 … 발포해도 좋다."
-10-
`아…. 이런 것이었나?'
형택의 마지막 감정은 호기심을 완전 해소한, 개운한 기분이었다.
지금 자신의 의식이 사라지고 있지만 나쁜 기분은 들지 않았다.
마치 해탈한 기분 같았다.
그들이 찾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이다.
지하에 내려온 자신의 얼굴과 같은 얼굴을 한, 최일X의 얼굴을 가진 사람들은 서둘러 영안실로 내려왔다.
냉동 시체를 하나하나 뒤적였다. 그리고 무엇을 발견했는지 모두들 갑자기 행동을 멈춘 채 영안실 옆의 해부실 문을 부수고 쳐들어갔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천을 걷어냈다. 거기에는 검은 원통이 있었다.
원통 주위에 하얗게 서리가 낀 것이 안에 냉매가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원통을 열고 팔에 깁스를 한 사람이 그 안에 있는 물체를 꺼내들었다.
그 물체를 꺼내어 한명씩 한명씩 살펴보았다.
사람들의 얼굴은 완전히 다른 생명체로 태어난 것 같은 큰 기쁨을 머금은 표정들이었다.
형택이 가장 마지막으로 그 물체를 살펴보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리고 형택은 그 물체를 보았다.
그리고 형택은 자신의 몸을 다른 존재에게 완벽하게 빼앗겨 버렸다.
그리고 어디론지 모를 세계를 향해 영혼이 몸으로부터 빠져나왔다.
형택의 몸은 그 물체를 사람들의 중앙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그 자신도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큰 기쁨을 머금은 표정으로….
그 물체는 냉매가 점점 증발하면서 그 정체를 드러냈다.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여가면서 얻은 그 물체.
바로 최일X의 얼굴이었다.[이번 회 끝]
글·김도현(아이디 `궁극바보')/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