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레체바 은메달에 미소, 관중들 박수갈채
기사입력 1999년 04월 26일 02시 11분
`미시 총잡이' 베셀라 레체바（35．불가리아）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한국대표팀 정광영감독은 "한국선수들에게 교훈이 된다"면서 그녀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이날 레체바는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다.
추첨을 통해 배정된 자리가 가장 시끄럽고 주위가 산만한 중앙통제석 바로 앞자리였기 때문.
수많은 진행요원들의 무전기소리와 별의별 소음이 다 들리는 이 자리에선 기록을 내기가 무척 힘들다.
하지만 레체바는 2시간 15분동안 60발을 나누어 쏘면서 단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플레이에 몰두했다.
다른 선수 같았으면 짜증을 내고도 남았겠지만 온 정신을 집중해 방아쇠를 당기는 데에만 전념한 것.
레체바는 시상식이 끝난 뒤 "결선 경기시간이 30분 연기된 사실을 통보받지 못해 사선에서 기다리다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했다"고 말했다.
레체바는 이 종목의 본선（592점）, 결선（689.7점）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86년과 90년 세계선수권대회를 2연패）했던 주인공.
비록 중국의 신예 왕시안（21）에게 2.5점이 뒤져 은메달에 그쳤지만 200명의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고 그녀는 예의 환한 미소로 화답했다.
[ 태릉＝신향식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