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트소설] 유령학교 (1)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5시 17분
그 마을 뒤에는 오래된 잡초가 무성한 낡은 2층 건물이 서 있다.
그 건물이 언제 세워졌으며 지금은 왜 사용하지 않는지 아니면 왜 헐어버리지 않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 마을은 너무나 시골 산촌이라 그런지 이 지방 사람들은 다른 지방 사람들이 찾아 오는 것을 싫어했다.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라 해야 가끔 오는 잡상인들에 불과했고 그나마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곳이라 그 발걸음은 매우 뜸할 수 밖에 없었다.
어느 봄 날 태원은 그의 애인 인희와 함께 우연히 이 마을을 찾게 되었다.
그들은 태원의 대형 오토바이로 전국 일주 여행 중에 있었다.
이들이 이 마을에 들어서게 된 것은 마침 길을 잘못 들어 목적지와는 많이 동떨어진 곳으로 온 것에 기인했다.
해가 막 떨어질 무렵 태원이 모는 오토바이는 이 마을로 들어서고 있었다.
시멘트 길이 마을 가운데로 닦여 있었는데, 꽤 오래된 것처럼 보였고 집들도 대부분 낡아 보였다.
"태원씨！"
인희가 오토바이 뒤에서 말했다.
"왜?"
"오늘밤은 여기서 보내자."
"이 음침한 동네에서?"
태원은 과히 내키지 않는다는 말투였다.
하지만 인희는 마을 뒤의 오래된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저기 있잖아."
"뭐? 저기?"
태원이 놀랐다.
"알면서 뭘 그래?"
인희는 뭔가를 원하는 눈빛이었다.
"음… 좋아."
곧 태원은 산 길로 오토바이를 몰았다.
부르릉！ 덜컹덜컹！
얼마를 가니 해가 완전히 떨어졌다.
그러자 이 마을엔 전기도 안 들어오는지 주위가 칠흑같이 어두워졌다.
곧 달이 떠서 어설프게나마 앞이 보였다.
"휴… 이제 다 왔군."
정면에 그들의 목적지로 내정한 낡은 건물이 나타났다. 그때였다.
"저기…, 뭐지?"
인희가 놀란 듯 말했다.
"뭐…?"
"저기 교복을 입고 가방을 멘 여학생이 지나갔어."
"어디…?"
태원은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잘못 봤겠지…."[계속]
글·신호
/하이텔/악몽따라&무진교(go sg90)
[작가소개]
신호
하이텔 공포문학 모임인 `악몽따라&무진교'의 창설 멤버로 대표시삽을 맡고 있다. 아이디는 `미래의신'.
신화(神話)에 대한 조예가 깊어 일명 `신화연구가'. 실제로 `…의 신(神)' `…의 전설' 등 신화적 소재의 글을 시리즈로 많이 발표했다.
현대의 인간사회에서 신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등의 주제를 인간이 아닌 신(귀신도 포함)의 관점에서 주로 다루며, 그 속에서 전율이나 감동을 이끌어낸다는 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