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노트] 한국형 선수 거부한 '비아노의 비극'
기사입력 1999년 04월 25일 14시 14분
쌍방울 외국인투수 비아노（26）가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2군으로 내려갔다.
해태 외국인타자 브릭스와 현대 카날리에 이어 올시즌 2군으로 강등된 세번째 외국인선수가 됐다.
비아노는 지난 23일 청주 한화전에 선발로 나서 1⅔이닝 동안 4실점했다.
4구 5개를 남발했으며 한화 외국인타자 데이비스에게는 만루홈런까지 허용했다.
들쭉날쭉하는 제구력과 어이없는 볼배합으로 김성근감독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
당장 2군에 있던 왼손 박주언을 1군에 올리고 구멍난 선발은 유현승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비아노는 25일 현재 6경기서 방어율 5.50에 1패.
"내가 미국에서 선수생활할때도 이렇게 형편없는 투수는 아니었다. 한국야구에 문제가 있다."
비아노는 마운드에 오르면 3가지 적과 싸운다고 말한다.
좀처럼 방망이가 나오지 않는 한국타자, 스트라이크존이 흔들리는 심판, 던지고자 하는 구질의 정반대를 요구하는 포수.
하지만 김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김감독은 비아노의 형편없는 제구력보다 그의 마인드를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비아노가 유일하게 배운 한국말 "안녕하십니까?"로 고개숙여 인사하는 것이 한국과 한국야구의 전부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천만의 말씀이라는 얘기.
비아노의 부진은 결국 한국야구에 동화되려는 노력의 부재였다고 꼬집는다.
각 구단은 `한국형 외국인선수'를 원한다. 선수가 턱없이 부족한 쌍방울이라고 해서 예외일순 없다.
[군산＝박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