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대포6방 공동1위 '용병중 으뜸'
기사입력 1999년 04월 23일 14시 11분
`코리안 드림' 제2탄을 꿈꾼다. 해태 샌더스（29）의 활약이 놀랍다.
마치 작년 시즌 홈런왕인 두산의 `흑곰' 우즈를 연상케 한다.
22일 현재 홈런 공동 1위（6개）, 타점（13개）과 장타율 각 5위（0.654）로 올해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의 성적.
정확성은 약간 떨어진다.
경기수（15）와 거의 비례한 삼진수（14개）, 2할6푼9리（52타수 14안타）의 타율이 이를 말해준다.
하지만 장타력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제대로 걸리면 바로 넘어간다.
1m85, 104㎏의 육중한 체구에서 나오는 배팅 파워는 상대투수들의 기를 죽이기에 충분하다. 특히 몸쪽 변화구와 직구에 강한 편.
다른 수입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샌더스도 처음엔 고생을 했다.
한국투수들을 상대하는 데 있어서 뭐가 어려웠느냐는 물음에 "로케이션（location）과 스트라이크존（strikezone）"이라고 대답했다.
투수의 제구력이 좋은데다 국내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판정기준이 낯설어 힘들었다는 얘기.
하지만 적응이 빨랐다.
이젠 투수들의 구질과 심판의 스트라이크존 파악을 거의 끝낸 상태.
해태에서 샌더스가 더욱 돋보이는 부분은 붙임성 좋은 성격이다.
감독을 보면 모자를 벗고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공손하게 인사할 줄도 알고 사람 웃기는 재주도 있다.
라커룸에선 손짓 발짓 써가며 동료들을 즐겁게 하는 샌더스를 보고 투수 김정수는 "코미디언"이라며 배꼽을 잡는다.
몸값은 외국인 선수 최소수준인 7만5천달러지만 샌더스의 가치는 10만달러 이상이다.
[김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