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강진 수협직판장 - `박리다매'전략으로 성공
기사입력 1999년 04월 21일 15시 47분
먹거리를 다루는 음식점이 하루가 다르게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나고 있지만 성공확률은 그리 높지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 마포의 `강진수협 수산물 직판장'(대표 최재연．02-704-0744∼5)은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주들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대체 어떤 경영을 하길래 점심과 저녁때만 되면 앉을 자리가 없는 것일까.
대표인 최재연씨는 한마디로 싸게 많이 파는 전략인 박리다매를 꼽는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자세로 운영합니다. 즉 제주도와 완도 등 남해안 바닷가에서 직접 가져오는 선도(鮮度) 높은 어패류를 싼 값에 공급한다는 고객위주의 서비스 정신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업소 간판에도 나타나듯이 전남 강진 수협의 직판장으로 서울에서 유일한 곳이다.
창업 1년에 만에 궤도에 오른 이 업소에는 전국 각지에서 많은 예비 창업주들이 직접 찾아와 시식한뒤, 체인점 개설을 요구했지만 한마디로 노우(No)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체인점을 내주면 아무래도 본점의 맛이 안 날 수가 있어요. 같은 식재료를 쓰더라도 파는 방법과 손님을 대하는 서비스 정신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최씨의 외고집이다.
이 업소는 종업원의 서빙이 없는, 부페식 셀프서비스로 운영된다.
활어와 어패류 등 주요 메뉴는 물론, 야채와 국물, 술과 물, 젓가락, 종이컵까지 스스로 갖다 먹어야한다.
손님이 준비된 메뉴를 잘만 고르면 오히려 주인이 손해보는 경우도 있단다.
예를들어 농어, 도미, 광어, 우럭, 연어같은 고급어종만을 골라서 먹게 되면 손님은 저렴한 가격으로 실속있게 맛과 영양을 취할 수 있다는 것.
활어별 가격대를 보면 1㎏당 광어 1만5000원, 우럭 1만6000원, 농어 2만원, 도미 2만8000원, 도다리 3만2000원 등으로 일반 횟집의 가격대보다 싼 편이다. 소주값도 1병에 1500원, 매치순은 5000원을 받는다.
저울을 갖다놓고 계량판매를 하는데 100g당 평균 1000원에서 1200원 정도 받는다.
가격이 싸다보니 손님이 많이 몰리고, 물건이 달리다보니 현지의 싱싱한 어종이 빠르게 공급되는 사이클이 형성된다.
방송사가 몰린 여의도에서 오는 스타급 연기자를 자주 볼 수도 있고 몇몇 드라마의 `쫑파티'는 아예 이 집으로 굳어졌다.
또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 호텔 길건너편에 위치하지만 호텔앞보다 더 많은 택시가 몰리는 `기현상'이 빚어지는 명소다.
[김동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