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학] '가슴 벅차 한숨 못잤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8일 14시 16분
지난 1월4일. 구단의 '투수 변신' 발표 이후 훌쩍 집을 떠났던 LG 심재학(28)은 10여일간 동해안을 떠돌며 고민한 끝에 천보성감독을 만났다.
"어깨가 빠져라 던져보겠습니다". 그로부터 100여일.
'투수 심재학'이 3번째 등판인 지난 17일 잠실 한화전에서 마침내 첫 승을 기록했다.
최고시속 142㎞의 직구와 낙차 큰 커브, 자로 잰듯한 컨트롤로 5⅓이닝 1안타 3탈삼진 1실점.
작년 4번 타자에서 올해는 왼손 에이스로. 한국 프로야구에 새로운 역사가 열리는 순간이었다.
－소감은.
▲가슴이 벅차 어젯밤(17일)에는 잠도 잘 못 잤다. 부모님과 모든 관계자들, 우리팀 선수들, 특히 6회 교체 이후 위기를 잘 넘겨준 (차)명석이형에게 감사한다.
－타자로 끝내기 홈런을 쳤을때와 비교한다면.
▲아무래도 짜릿한 느낌은 타자쪽이 더 나은 것 같다. 선발투수가 되니 경기가 끝날때까지 가슴을 졸여야 하는 게 단점이다. 그러나 타자때는 못 느꼈던 묘한 여운이 남는다.
－이전의 2경기와 달라진게 있다면.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 계속 얻어 맞았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유인구로 사용했다. 또 지난 14일 한화 타자들이 롯데 왼손 주형광을 대파한 비디오를 보면서 투구패턴에 대해 많이 연구했다.
－올시즌 몇승 정도 자신있나.
▲솔직히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승리를 거뒀으면 좋겠다. 그러나 부족한 점을 빨리 메워 꾸준히 등판하는게 급선무다. 내년에는 자신있게 목표 승수를 밝히겠다.
◇심재학 투수 변신일지
▲98년 12월23일=LG구단 투수 변신 발표
▲99년 1월4일=심재학 투수 최종 결심
▲1월7일=잠실구장 투수훈련 시작
▲1월21일=신인 투수조에 포함, 괌 전지훈련 시작
▲2월24일=일본 오키나와 쌍방울 연습경기 첫 출전(2이닝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3월18일=심재학 선발 합류 결정
▲3월23일=시범경기 인천 현대전 공식경기 첫 출전(3이닝 5안타 2탈삼진 5실점)
▲4월5일=잠실 쌍방울전 데뷔(4이닝 4안타 5탈삼진 2실점)
▲4월17일=잠실 한화전 첫 승(5⅓이닝 1안타, 4구 3개, 사구 1개, 3탈삼진 1실점)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