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첫승 제물 아스타시오 미안하다'
기사입력 1999년 04월 11일 14시 20분
"아스타시오가 트레이드된 이유를 확실히 보여주겠다."
12일（이하 한국시간） 시즌 첫승을 노리며 홈에서 콜로라도 록키스전에 등판하는 박찬호（26·LA다저스）와 록키스 선발 페드로 아스타시오（30）는 묘한 인연으로 엮여있다.
아스타시오가 다저스 유니폼을 벗은 이유가 바로 박찬호의 등장 때문.
지난 89년 다저스에 스카우트된 아스타시오는 박찬호가 미국땅을 밟기 한해전인 93년 처음 다저스의 풀타임 선발로 기용돼 14승9패에 방어율 3.57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라몬 마르티네스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 받았던 아스타시오.
그러나 94년부터 기복이 심한 경기를 펼쳐 4년 연속 한시즌 10승을 거두지 못하고 고전하는 동안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무서운 성장을 거듭했다.
96년에는 제5선발 자리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로 발전했고, 97년 결국 박찬호에게 제5선발의 자리를 내준 아스타시오는 시즌 중반 록키스의 2루수 에릭 영과 맞트레이드됐다.
박찬호라는 걸출한 신인이 자리를 잡은 이상 아스타시오에게는 설 땅이 없어진 것.
98시즌 아스타시오는 록키스에서 13승14패로 5년만에 처음 10승 고지를 넘었으나 방어율 6.23에 홈런을 39개나 얻어맞아 양부문 리그 최악의 수모를 당했다.
직구,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과 1m87의 키에 팔이 유난히 긴 좋은 신체조건에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새가슴'인 아스타시오는 오히려 이번 대결에서 박찬호에게 복수를 벼르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가 아스타시오를 버리고 자신을 택한 이유를 12일 경기에서 확실하게 보여주겠다는 박찬호는 자신감에 넘쳐있다.
[LA＝민훈기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