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구대성] 무결점피칭 구원왕대결 '후끈'
기사입력 1999년 04월 04일 15시 06분
하늘 아래 태양은 두개일 수 없다. 올시즌 구원왕을 노리고 있는 한화 구대성（30）과 삼성 임창용（23）.
저마다 최고로 꼽히는 기량과 배짱, 여기에 풍부한 경험.
개막전 최고 빅카드였던 지난 3일 대구경기에서 구대성과 임창용은 올시즌 구원왕 다툼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줬다.
먼저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쪽은 임창용.
9회초 1사 만루의 위기에서 등판, 한화 8번 대타 전상열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했지만 여기까지는 도리없는 상황.
진가는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드러났다.
최고시속 145㎞에 이르는 강속구가 거푸 굉음을 내더니 전문 대타요원인 임주택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비록 삼성이 1대2패로 패했지만 경기후 서정환감독이 "올해는 막판에 뒤집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흐뭇해했을 정도로 무결점 피칭이었다.
다음은 구대성의 독무대가 펼쳐졌다.
9회말 첫타자 삼진, 두번째 4구, 세번째 타자인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무심코 던진 것이 폭투.
2사 3루의 절대절명의 위기였다.
그러나 구대성은 최고시속 143㎞의 빠른 볼과 체인지업 등 완급피칭으로 4번 스미스마저 삼진으로 잡아내 첫 세이브.
이들의 구원왕 경쟁은 자존심 싸움이 곁들여졌다는 점에서 흥미를 배가시킨다.
구대성은 지난 96년 구원왕 등극 후 2년 동안 임창용의 독주를 지켜봐야 했고 지난해 구원왕 임창용은 이적후 또다른 이미지 구축을 위해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구대성과 임창용의 구원왕 경쟁이 이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선 느낌이다.
[대구＝권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