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현대1급 소방수 '위기땐 언제든 불러주'
기사입력 1999년 04월 02일 14시 30분
대전 현대의 포인트가드 유도훈(32．1m73)은 야구의 구원 투수와 같다.
`펜티엄급 가드' 이상민이 부상이나 파울트러블에 걸렸을때 코트에 나서 위기를 수습하는 게 주임무다.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이상민을 슈팅가드로 돌리는 `투가드 시스템'을 가동할땐 주전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는다.
3시즌째 주장을 맡고 있는 유도훈은 현역 최단신임에도 골밑의 장신숲을 헤치고 저돌적인 레이업을 올려놓는가 하면 벼락같은 가로채기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유도훈의 진가는 지난 31일 플레이오프 2회전 2차전서도 빛을 발했다.
현대가 13－10으로 앞선 1쿼터 6분쯤 이상민이 레이업을 시도하다 나래 양경민과 부딪쳐 왼쪽 무릎에 타박상을 입고 벤치로 물러났다.
1차전서 나래와 접전끝에 힘겨운 첫승을 올린 현대로선 예상치못한 돌발 사태였다.
그러나 현대에는 `특급 소방수' 유도훈이 있었다.
골밑슛과 자유투로 4점을 보탠 유도훈은 존스와 추승균에게 그림같은 어시스트를 찔러줘 22－14로 스코어를 더욱 벌렸고 오름세를 탄 현대는 102대76으로 낙승했다.
농구계에서는 "유도훈은 단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코트 안팎에서의 통솔력과 두뇌를 겸비한 예비 지도자"라는 평가다.
올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유도훈은 팀에서 플레잉코치 선임을 검토하고 있고 프로와 대학, 여자팀에서도 코치 제의가 쇄도하고 있다.
[김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