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갯내음 맡으며 섬을 오르자
기사입력 1999년 03월 31일 14시 35분
"갈 곳이 없다"
산불 예방을 위해 국립공원은 물론 웬만한 명산들의 등산로가 폐쇄된 요즘 등산동호인들의 볼멘소리다.
사실 육지쪽만 보자면 그렇다.
그러나 눈을 돌려 바다쪽을 바라보면 멋진 산들이 얼마든지 있다.
섬꼭대기에 올라 갯내음 물씬 풍기는 맑은 공기를 호흡하며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는 섬 산행이 인기다.
국내의 섬 산행 대상지는 줄잡아 50여개. 그중 6개를 꼽아보았다.
▲사량도 지리산＝경남 사천에서 사량도 윗섬 진촌선착장까지 뱃길로 30여분. 해발 398m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서쪽 돈지리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산행거리는 기껏 2㎞가 조금 넘지만 암릉의 진달래 등 경치가 일품이다. 사량면사무소(0557-42-3009)
▲석모도 낙가산＝강화도 외포리에서 석모도 석포리까지 페리호로 10분. 매음리로 넘어가는 전득이고개가 산행기점. 해명산 줄기를 타고 낙가산 정상에 오른 뒤 보문사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권장할만한 코스다(4시간). 분재처럼 자란 소사나무가 빽빽해 볼만하다.
▲무의도 호룡곡산＝인천 연안 부두에서 약 1시간. 수도권 당일치기 섬산행지중 인기 랭킹 톱이다. 샘꾸미에서 호룡곡산과 국사봉을 거쳐 대무의 선착장으로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3시간). 산행 후 실미도가 바라다보이는 하나께 해수욕장에서 동죽을 줍는 재미도 있다. 큰무리민박(032-886-3638)
▲거제도 노자산＝거제군 동부면 학동재를 기점으로 노자산(589m)을 올라 능선을 타고 가래봉까지 달리면(5시간) 통영시와 통영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젖봉에서 바라보는 통영의 풍경은 압권. 산행 후 학동마을 몽돌해변을 거닐며 다리근육을 푸는 즐거움도 있다. 거제산악회(0558-636-0552
▲보길도 적자봉＝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골격을 이룬 산. 땅끝에서 뱃길이 12㎞여서 아직도 원시적인 자연이 보존돼있다. 섬 한가운데 부용리사무소 앞에서 윤선도가 살았던 낙서재터를 거쳐 산신당골을 통해 적자봉에 오르는 길은 하늘을 가린 동백터널. 땅끝과 달마산이 가물가물 보인다. 보길민박(0633-554-8072)
▲고흥 팔영산＝해발 608m로 고흥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 모두 8개의 봉으로 이뤄져있다. 비구니들만 있는 능가사 왼쪽 계곡이 기점이자 회귀점. 섬에서 암릉종주를 즐기는 맛이 색다르다. 4∼5봉 구간은 위험해 로프가 필요한 곳. 험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다도해를 굽어보는 조망도 일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