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얼굴엔 미소 - 가슴엔 비수품은 삼성
기사입력 1999년 03월 29일 13시 54분
`얼굴엔 미소, 품속에는 비수.'
기아와의 플레이오프 2회전을 앞둔 삼성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마음을 비웠다"고 말한다.
올시즌 상대전적 1승4패가 말해주듯 객관적인 전력에서 기아가 뚜렷이 앞서 있어 대우와는 애시당초 다른 상대란다.
"사상 처음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4강까지 진출했으니 이제부턴 밑져봐야 본전"이란 말도 빼먹지 않는다.
그런데 막상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그게 아니다.
겉으로는 평화를 외치면서 뒤에서는 전투기와 탱크를 번쩍번쩍 닦느라 정신이 없다.
삼성 선수단은 이례적으로 경기 이틀전인 지난 28일 부산에 입성, 사직체육관에서 적응훈련을 시작했다.
정작 홈팀인 기아는 29일 부산으로 향했으니 손님이 먼저 와 아랫목에 앉아있다가 주인을 맞이하는 셈이다.
구단은 선수 전원을 비행기편으로 이동시키고 최고시설을 자랑하는 롯데호텔에 묵게 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프런트 직원 전원과 계열사 관계자들은 45인승 버스 2대에 나눠타고 30일 부산으로 간다.
좀처럼 보기 힘든 대규모 지원부대다.
"최대한 지원을 해줘야죠. 앞으로도 10게임 이상을 더 해야 되는데"라며 은근히 `본심'을 드러내는 삼성 이성훈 사무국장.
그 역시 누가 물으면 "기아전은 욕심이 없으니 마음 편히 봐야겠다"고 시침을 뚝 뗀다.
[박진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