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수첩] 이상훈 제2도약위한 해법
기사입력 1999년 03월 26일 13시 58분
주니치 이상훈이 시범경기를 잘 마쳤다.
지난 시즌 이후 5개월여간의 각고의 노력끝에 거둔 소중한 수확이다.
일본야구를 어느정도 읽고 있다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힘 보다는 세기와 제구력 위주로 던지는 오밀조밀한 투구패턴은 작년에 볼 수 없었던 삼손의 또다른 모습이다.
4경기서 3연승을 거두며 방어율 2.12를 기록한 성적표로 보면 제5선발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수학공식처럼 논리로만 설명할 수 없는게 야구다.
아직도 극복해야할 많은 걸림돌들이 도사리고 있다.
다음달 2일 개막까지는 일주일, 제5선발 출전을 감안한다면 최소 10일 이상 대기를 해야 한다.
남은 과제중의 하나는 정신적인 컨트롤.
선발이 유력하지만 아직 최종 결정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어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일본 프로야구의 생리는 가혹하리만치 냉정하다.
일단 기용해본뒤 한두번 실투가 나오면 가차없이 보직을 바꿔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이상훈으로선 시범경기 이외에 실전에서 검증이 안된 상태라 코칭스태프로선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10일 뒤를 염두에둔 제2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팀훈련과 함께 자율훈련을 병행한 컨디션 조절이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둘째는 타자들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다.
요즘 이상훈은 10여명의 기록원들이 제공해 주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있다.
그러나 이상훈은 "아직도 센트럴리그 5개팀 타자들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포수의 사인에 대한 신뢰도 중요하지만 정교한 일본야구의 벽을 넘기 위해선 자기만의 해법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결실을 위한 치밀한 머리싸움은 지금부터인 셈이다.
[나고야＝양정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