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O양 비디오'샀더니 '꼬꼬마 텔레토비'가 웬말
기사입력 1999년 03월 22일 14시 31분
회사원 최모씨（42·경기도 성남시 야탑동）는 20일 경부고속도로 죽암휴게소에서 `연예인 비디오'를 구입했다가 낭패를 겪었다.
쇼핑백을 든 30대 남자가 "요즘 화제로 떠오른 `O양의 비디오'가 있다"며 접근하자, 호기심이 발동한 최씨가 3만원에 깎아서 산 것.
그러나 가족 몰래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보던 최씨는 내용이 전혀 달라 깜짝 놀랐다.
기대했던 `화끈한 장면' 대신 요즘 어린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꼬꼬마 텔레토비'가 나왔다.
최씨는 "덧씌워 복사한 줄로 알고 끝까지 봤으나 같은 내용이었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회사원 송모씨（37·경기도 포천군 신북면）도 최근 청계천 세운상가 주변에서 20대 청년으로부터 연예인 비디오 테이프 2개를 5만원에 구입했다가, 만화영화만 실컷 감상했다.
테이프에는 `축구왕 슛돌이'와 `요술공주 세리'가 복사돼 있었던 것.
최근 검찰이 문제의 `연예인 비디오'를 유통시킨 자를 찾기 위해 음란물 단속에 나서자, 전혀 내용이 다른 테이프를 `O양 비디오'라며 속여파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21일에는 이같은 방법으로 국산영화와 중국영화 비디오 테이프를 `O양 비디오'로 속여 판 김모씨（36·경기 고양시）가 경찰에 잡혔다.
서울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중구 황학동 중앙시장에서 개당 500원씩 하는 싸구려 중국 무협영화와 국산영화를 구입해 성인용 비디오 테이프 케이스에 담아 `O양 비디오'라고 속여 개당 5만∼10만원씩에 팔아온 혐의다.
김씨는 검찰과 경찰의 단속으로 진짜 `O양 비디오'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이처럼 가짜 비디오를 진짜인 것처럼 속여 팔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부경찰서 한 관계자는 "이들 가짜 `음란 비디오'판매상들은 고객들이 현장에서 틀어볼 수 없는데다 뒤에 다른 내용인 것을 알아도 창피해서 항의도 못한다는 것을 악용, 이같은 사기행각을 저지른다"며 "음란비디오 판매상은 즉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순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