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 '춘장대 해수욕장' 물빠지면 온통 조개밭
기사입력 1999년 03월 18일 14시 55분
충남 서천군 춘장대 해수욕장.
오후 3시. 물이 많이 빠져 백사장이 폭 400m가까이 드러나 있다. 백사장 끝 바닷물과 맞닿는 곳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조개잡이에 열심이다.
"여기 있다!"
삽으로 열심히 모래를 파는 아빠가 소리를 치르자, 옆에 앉아있던 엄마가 아빠가 모래속 작은 구멍속으로 맛소금을 친다.
조금뒤 구멍속에서 무언가가 `쏘옥∼'나오자 호기심있게 지켜보던 꼬마가 "와, 나왔다!"라며 소리친다.
순간 엄마의 손이 재빠르게 낚아챈다. 손에 잡힌 길다란 물체, 맛조개다.
아이가 신기하듯 맛조개를 손가락으로 꾹꾹 찌르며 이리저리 살핀다.
바로 옆에서 묵묵히 삽질을 해대던 40대 부부는 맛조개를 30마리 넘게 잡았지만 `게불'은 한마리도 못잡았다며 열심히 백사장을 뒤진다.
"모래를 파면 작은 숨구멍이 보입니다. 그곳에 맛소금을 조금 뿌리고 기다리면 쏙 올라와요!".
봉고차를 타고온 10여명의 아주머니들이 `한수'가르쳐 달라고 부탁하자 조개를 캐던 사람들이 합창하듯 소리친다.
물이 점점 빠지자 백사장안에 어느새 자동차가 10여대나 들어왔다. 한 아주머니는 영화의 한 장면을 흉내내듯 찰랑거리는 바닷물을 헤치며 이색 드라이브를 즐긴다.
이곳 춘장대 해수욕장은 발이 푹푹 빠지는 다른 해변과 달리 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모래가 단단한 것이 특징.
때문에 구두 신고 조개잡이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모래가 단단해 호미 대신 삽이 좋다. 대신 백사장 양쪽 바위주변 갯벌의 조개는 호미로도 충분하다.
해수욕장 가게에서 삽과 맛소금을 2천원에 빌려준다.
춘장대의 백사장의 길이는 1.7㎞. 물이 완전히 빠질 경우 백사장이 폭 500m까지 드러나 이색 해변드라이브를 즐기는 아베크족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