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사랑고백 만점 '꽃배달 계' 인기
기사입력 1999년 03월 09일 15시 05분
`꽃배달 계'를 아시나요.
새학기를 맞아 캠퍼스에 신선한 `꽃바람'이 불고 있다.
꽃집에 꽃을 주문, 여자친구의 생일에 깜짝 배달을 시키던 남학생들이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친구들끼리 `꽃배달 계'를 만들어 돌아가면서 직접 꽃을 배달해주는 것.
장미 20송이를 꽃집을 통해 서비스하려면 보통 4~5만원 정도가 들지만 계원들이 직접 배달을 하면 꽃값 3만원만 투자하면 되기 때문에 알뜰파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마음이 맞는 친구 3~4명 끼리 모여 각자의 경조사(?)가 생기면 돌아가면서 무료 배달을 해주는 `상부상조형'이 주류.
배달 때는 나름대로의 수칙이 있다.
꽃집 배달원처럼 행세해야 하고 고객(?)이 만족하도록 풍선 등을 준비, 완벽한 이벤트로 `깜짝쇼'를 연출해야 하는 것.
이 때문에 `퀵서비스'용 점퍼와 헬밋 등을 착용, 확인장부까지 휴대하기도 한다.
여학생에게 사랑 고백을 위해 꽃배달을 할때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등 최상의 서비스를 펼쳐 계원들간의 끈끈한 의리를 과시하기도.
얼마전 여자친구에게 깜짝 꽃배달을 연출했다는 성균관대 이상열군(24．경제 2년)은 "여자친구가 너무 감격해 전화까지 했다"며 "모르는 사람이 무뚝뚝하게 배달해주는 것보다 친구들이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배달을 해주기 때문에 든든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싼 생화 대신 실용적이고 값도 3분의 1 수준인 `종이꽃'을 이용하는 `꽃배달 계'도 생겨나고 있다.
[홍원기 명예기자(중앙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