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김세진-장윤희 발목잡는 '감독욕심'
기사입력 1999년 03월 01일 15시 22분
배구슈퍼리그 남자부에서 3연속우승한 삼성화재의 간판스타 김세진（25）.
그의 이름 앞에는 항상 `월드스타'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세계배구 왕중왕전인 월드리그를 비롯한 각종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으로 한국배구의 성가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최근 일본의 명문 실업팀인 NEC, 파나소닉, 니폰스틸 등으로부터 연봉 25만달러（약 3억원）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진정한 `월드스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슈퍼리그 여자부 9연패 신화의 주인공인 LG정유 장윤희（29）.
`주부선수'인 그녀는 최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유는 단 한가지. "이젠 엄마가 되고 싶다"는 것.
우리 나이로 삼십줄에 들어선 그녀의 처지로 볼 때 지극히 당연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녀의 소박한 소망은 "팀을 위해 더 뛰어달라"는 김철용감독의 거듭된 요청으로 흔들리고 있다.
김세진의 사정도 마찬가지. 신치용감독은 "주전들의 군입대로 선수난이 예상된다"면서 그의 발목을 잡을 태세다.
`월드스타'보다는 오직 팀을 위해 `국내스타'로 만족하라는 논리나 다름없다.
김세진 장윤희를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왜 `월드스타'의 꿈과 "아기를 갖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꺾는가.
선수들의 앞길을 가로막으면서 쌓아올린 9연패, 3연패 신화는 모래성이나 다름없다.
최근 끝난 99배구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유례없이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져 배구인들을 안타깝게 했다.
9연패, 3연패 팀이 나오는 상황이나 누가 배구장을 찾겠는가.
[김 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