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이현욱 3단 ●유창혁 9단
기사입력 1999년 02월 26일 14시 03분
제8보(89∼110)＝유 9단은 작년 말 `배달왕전'에서 이창호 9단을 접전 끝에 3대2로 물리치고 타이틀 홀더로 복귀했다. TV 속기전을 제외하고 본격기전 타이틀을 차지하기는 96년 9월 `테크론배' 이후 2년 3개월만의 일이다.
하지만 그동안 국제무대에선 무려 4차례나 결승에 오르는 대활약을 해온 터. 그래서 항간에선 국내기전엔 전력투구를 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어온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이 유 9단의 스타일이다.
일단 리듬을 타면 한우물만 파는 스타일이며, 이창호 9단처럼 모든 기전에서 전천후 폭격기같이 활약할 수 있는 타입은 아니라는 것을 본인도 인정하고 있다.
흑 89로 잡자 90∼96까지는 예약된 백의 권리행사. 하지만 상변에서 패망선을 여러번 긴 백의 모습이 비세임을 암시해 주고 있다. 백은 다시 손을 돌려 98, 100. 이곳을 이렇듯 정비해 두지 않으면 우변 흑 일단의 공격을 엿볼 수 없다.
그러나 흑 101이 기분좋은 급소. 자체말의 안정과 하변 백 모양의 약점도 추궁하자, 백은 할 수 없이 104, 106으로 재차 정비가 불가피하다. 흑은 선수를 뽑아 107, 109로 남은 반상최대의 곳을 정리했는데 109가 흑으로선 옥의 티였다.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