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빠르고 유연하게' 외다리타법으로 승부
기사입력 1999년 01월 27일 14시 50분
`황소고집' 현대 이숭용(28)이 타격폼을 바꾼다.
외다리 타법을 포기하는 것일까.
틈만나면 "폼바꿔!"를 외치던 김재박감독으로선 귀가 솔깃한 이야기지만 천만에.
드러난 단점을 뜯어고쳐 오히려 `환상의 외다리 타법'을 만드는데 올겨울을 몽땅 투자한다.
이숭용이 내세운 모토는 `보다 빨리, 보다 유연하게'다.
작년 한시즌 동안 얼추 자기폼으로 만들었지만 주자가 있을때는 여간 애를 먹은 것이 아니었다.
투수들이 주자를 의식, 세트 포지션에서 이숭용이 채 다리를 들 시간도 없이 재빨리 투구를 했기 때문.
엉겹결에 다리를 올리느라 타이밍을 제대로 못맞추다보니 중심이동이 흔들리고 밸런스도 와르르 무너지고….
지난 11일부터 경기도 원당구장 팀훈련에 합류한 이숭용은 `슬로 슬로, 퀵 퀵'을 외치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주자가 없을때와 있을때, 두가지 경우를 머릿속에 그리며 자세를 익히는 탓이다.
천천히 다리를 올려 무리없이 온 힘을 배트에 집중시키는 자세와, 재빨리 다리를 들어올려 순식간에 중심이동을 할 수 있는 자세.
그리고 홈플레이트쪽으로 어정쩡하게 구부러졌던 상체도 똑바로 세워 물흐르듯 유연한 폼을 만든다는 것이 이숭용의 계획이다.
"아직 시작단계지만 플로리다 전지훈련이 끝나는 2월말까지는 충분히 몸에 익힐수 있을 것"이라는 이숭용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는 확실한 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홈런타자가 되겠다"며 외다리타법으로 변신한지 딱 1년.
이숭용은 끊임없는 변화로 거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