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 영재들과 치열한 두뇌싸움 화제
기사입력 1999년 01월 25일 14시 35분
"이 나이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아요."
`국민 개그맨' 김국진씨(33)의 지능 지수와 학교 성적을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다.
MBC 오락프로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오 마이 갓! 김국진의 대단한 대결' 코너에서 5세 안팎의 영재들을 상대로 `의외의 선전'을 펼치는 탓이다.
역대 전적은 1승 1무 10패. 질 때도 한두점 차이 밖에 없어 일방적인 패배는 결코 아니다.
"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씨는 이 프로의 주제가 매번 바뀌는 통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고는 못 견딘다고 말한다.
자신있는 분야는 한문. 1승, 1무 전적도 각각 `채근담'과 `명심보감'에서 거둔 것이란다. 경기대 영문과 재학시절 부전공으로 한문을 택한 까닭이다.
그러나 수백여 동물 이름들을 외워야할 때는 여간 힘든 게 아니라고 털어놓는다.
"이번주 주제는 공룡인데 그만두고 싶을 정돕니다. 티라노사우루스…. 발음도 잘 안되는데 외우려니 정말 죽을 맛이죠."
별명이 왜 `혀짧은 도마뱀' 인 지 확인시켜주는 대목이다.
아이같은 어른, 어른같은 아이.
둘의 맞대결을 불공평하게 보는 이들도 많다.
아이는 방과후 최상의 컨디션에서 책을 펴는 반면 김씨는 방송 스케줄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퀴즈 프로에 임해야하기 때문이다.
배울만큼 배운 어른이 키가 허리까지도 안 오는 꼬맹이에게 두손 두발 다 들 때의 기분은 "놀랍고 신통하다"는 것.
"패배감이요? 에이, 그런 건 없어요. 제가 무슨 한두살 먹은 어린애도 아니고…."
IQ를 묻자 "모른다"고 잡아뗀 뒤 "세자리 숫자는 되지 않겠냐"며 얼버무린다.
학교 성적은 어릴 땐 좋았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점점 나빠진 경우라고 털어놓는다.
"강원도 인제중학교 시절엔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어요. 흥분하신 부모님이 서울 반포중학교로 전학을 시켰지요. 성적이 떨어진 건 그 때부터지만…."
91년 KBS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한 김씨는 95년 MBC로 옮기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 최근 "나, 마라도로 옮겼어"와 같은 유행어를 남기며 최고의 CF 개그맨으로 떠올랐고 현재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외에 `테마게임'과 `21세기 위원회'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