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군고구마' 신 개념 판매전략으로 인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21일 16시 06분
`군고구마 장사도 뛰어야 살아남는다.'
대학생들의 겨울철 아르바이트 중 으뜸으로 꼽히는 군고구마 장사.
거기에도 신개념의 판매전략이 도입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가장 획기적인 전략은 `배달서비스'.
`길거리표' 군고구마를 중국집의 자장면이나 탕수육처럼 배달을 하는 것이다.
먹고는 싶어도 추운 날씨 때문에 사러나오기 귀찮아 하는 손님들을 겨냥한 공격적인 판매방식이다.
주문용 전화번호를 알리는 방법도 가지가지.
필요한 사람들이 적어갈 수 있도록 휴대폰 번호를 군고구마 리어카나 주변의 벽에다 큼지막하게 써붙이기도 하고, 한가한 낮시간을 이용해 집집마다 `군고구마 배달, 1천원어치도 배달함'과 같은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를 적은 카드를 돌리기도 한다.
물론 군고구마 봉투에도 예외없이 전화번호 등 홍보용 메시지를 가득 담는다.
군고구마 배달이 많은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야간근무를 하는 아파트 경비원아저씨나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주요 고객이다.
젊은 손님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도 있다.
`사진서비스'다.
군고구마를 사러 온 연인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면서 친근감을 표시해 단골화시키자는 전략이다.
그런데 사진서비스는 예상외로 효과가 크다.
손님의 대부분이 며칠 후 사진을 찾으러 왔다가 또다시 군고구마를 사기 때문에 판매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아파트 후문에서 아르바이트로 군고구마 장사를 하고 있는 고영민군(경기대 2년)은 "어떤 때는 배달량이 너무 많아 배달만을 전문적으로 해 줄 아르바이트생이 필요할 정도"라면서 "배달과 사진서비스 외에 또 다른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군은 하루매상고를 비밀에 붙이면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부터 하루에 7천∼1만원어치가 더 팔린다"고 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로 인식돼 온 군고구마 장사.
이제 그 바닥에도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시대는 간 것 같다.
[권희영 명예기자(단국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