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시민들 뜨거운 환영…V10선봉 다짐
기사입력 1999년 01월 15일 14시 25분
`사랑해요∼, 준혁.'
광주팬들의 야구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우울하고 힘들었던 시기에 그들의 유일한 `즐거움'이 바로 야구였고, 이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 무려 9번이나 우승한 해태 타이거스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거리에서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선수들의 프로필이 좔좔 나올 정도고 선술집에선 언제나 해태 야구단에 대한 얘기가 주요 화제거리.
그야말로 광주는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야생야사(野生野死)'의 도시라 할 만 하다.
삼성에서 해태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양준혁(30)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며칠전 양준혁은 팀훈련을 마친뒤 동료 김태룡과 함께 광주시내의 중심가인 충장로에 나갔다.
해태로의 트레이드 거부 등 파문을 일으킨 양준혁을 광주팬들은 과연 어떻게 대했을까.
의외로 따뜻한 사랑이 넘쳐 흘렀다.
한 카페에 들어가자 여기저기서 사인요청이 들어왔고 카페에서 일하던 아르바이트생은 "열렬한 팬"이라며 커피를 공짜로 내줬다.
카페에서 나온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떡볶기 노점에 들렀을 때도 마찬가지.
흰머리가 희끗희끈한 50대의 주인아저씨는 대뜸 "우와, TV로만 보다 실물로 보니까 무지하게 크구 마잉∼"하면서 친근하게 말을 걸어왔다.
거리에서 양준혁을 알아본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해태에서 열심히 뛰어달라"며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환대에 감동받은 양준혁은 "사람들이 너무 따뜻하게 대해줘 몸둘 바를 모르겠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해태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시 한번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있다.
광주팬들에게 양준혁은 어느새 `한가족'으로 다가서고 있다.
[김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