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야구=가족' 문화정착 최고의 스포츠로
기사입력 1999년 01월 05일 15시 08분
일본, 그곳에 가면 야구가 있다.
주니치 선동열이나 이종범, 요미우리 조성민 모두 "일본에서 가장 좋은 점은 야구할 맛이 나는 것"이라고 대답한다.
지난 36년 일본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후 62년동안 최고 인기스포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꽉 들어차는 관중, 연일 계속되는 TV와 라디오중계, 전국 어디나 따라다니는 자발적인 응원단－.
경제대국을 일궈낸 일본사람들은 숫자, 기록, 효율성을 중시한다.
야구는 여러명이 하는 스포츠이긴 하지만 그 어느 종목보다 개인적인 활약상이 기록으로 뚜렷이 나타난다.
치밀하게 계산하고, 꼼꼼하게 따져보고, 기록해 둬야 직성이 풀리는 일본의 국민성에 가장 맞는 스포츠가 바로 야구다.
그래서 경제관 못지않게 야구관에서도 치밀한 계산에 의해 확실한 효과가 얻어지는 복잡한 작전에 팀마다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올부터 야쿠르트를 떠나 한신 지휘봉을 잡게 된 노무라감독의 `ID야구'로 대표되는 정밀성의 야구가 주류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야구＝가족'이라는 문화의 정착이 일본을 야구천국으로 만든 가장 큰 요인이다.
80대 할아버지와 일곱살 증손자가 야구를 통해 대화를 나눈다.
4대가 함께 도시락을 먹고 응원전을 펼치고, 때로는 식구간에 응원팀이 틀려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가족들끼리 우승팀이나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순위를 알아맞히는 내기를 해 시즌이 끝난 뒤 작은 선물을 주고 받는다.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래서 일본은 `야구천국'이다.
[이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