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86)미스 아메리카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5시 02분
제47회 미스 유니버스 선발대회가 지난 13일 하와이에서 열렸다.
금년도 미스 유니버스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의 흑인 여성 웬디 피츠윌리엄(25)이 선정됐다. 한국 대표인 미스코리아 김지연은 최종 10명 후보에 선발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미인 대회는 처음 미국에서 탄생했다.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가 그것이다.
미국에는 큰 미인 대회가 두 개 있다.
미스 아메리카는 재능 두뇌 미모 등에 중점을 두는 미인 대회다. 미스 USA는 얼굴과 몸매를 주로 본다. 브룩 리가 바로 미스 USA 출신이다.
선배 미인 대회인 미스 아메리카 대회는 1921년 시작됐다.
제1회 미스 아메리카 선발 대회는 뉴저지의 애틀랜틱 시티에서 열렸다. 처음 미인 대회의 목적은 소박했다. 노동절 연휴를 맞아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단순한 행사였던 것이다.
초대 여왕은 미스 워싱턴 출신의 마가렛 고먼이라는 16세 소녀였다. 이 소녀의 몸매는 30@25@32였다고 한다.
고먼은 금으로 만든 인어상 한 개를 상으로 받았다. 요즘은 미인 대회에 나가 상을 타면 하루아침에 슈퍼스타가 되어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지만, 그때는 그랬다.
고먼의 뒤를 잇는 역대 미스 아메리카의 얼굴은 참으로 다양하다.
최초의 여대생 출신 여왕은 1943년에 선발된 진 바텔이었다. 그녀는 UCLA에 재학중이던 대학생이었다.
이후로도 여대생들의 미인대회 출전이 줄을 잇자 1945년부터 장학금도 지급하기 시작했다. 처음 장학금 액수는 5천 달러였다고 한다.
1944년에는 농아였던 헤더 화이트스톤이 여왕으로 뽑혀 세계적인 화제가 되기도 했다.
1970년에는 셔릴 브라운이라는 흑인 여성이 미스 아메리카 선발대회에 처음 참가해 `블랙 뷰티'를 과시했다.
그러나 흑인 여성이 여왕이 되기에는 길고 긴 시간의 터널이 기다리고 있었다. 1984년이 되어서야 바네사 윌리엄스가 최초의 `미스 블랙 뷰티'로 탄생한 것이다. 비록 나중에 누드모델을 했던 전력이 들통나 여왕관을 반납해야 했지만.
금년도 미스 유니버스가 된 흑인 여성 웬디 피츠윌리엄은 이런 선배들의 뒤를 잇는 `블랙 뷰티'다.
그런가 하면 버트 팍스는 1955년부터 25년간 사회를 맡아 최장수 미인대회 사회자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