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팀] 최고 피로회복제는 '스포츠 신문'
기사입력 1998년 05월 19일 13시 59분
`오늘은 누가 실렸을까.'
월드컵축구 대표선수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입구부터 살펴본다.
객실에 넣어주는 스포츠신문을 가져오기 위해서다.
배달시간은 오전 6시쯤.
세종류의 스포츠신문이 1부씩 들어온다.
강훈에 찌든 선수들에게 신문을 보는 재미는 유별나다.
신문에 자신의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리면 하루종일 신나고 힘이 용솟음친다.
이 신문이 방방곡곡으로 배달된다는 생각을 하면 마냥 기분이 좋단다.
전날 경기에서 득점을 터뜨리거나 기자들과 인터뷰를 한 선수들은 은근히 배달시간을 기다리며 새벽잠을 설친다.
최근엔 이상윤에게 재미있는 `사건'이 있었다.
지난 17일 이상윤은 평소보다 1시간이나 빨리 일어나 신문을 기다렸다.
전날 자메이카전에서 2득점을 올렸기 때문에 스포츠신문에 자신이 대서특필될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신문이 오지 않아 확인해보니 경기를 치른 16일은 3개 스포츠신문사가 모두 쉬는 날.
이상윤은 "하필 내가 주인공이 된 날 휴간을 하느냐"면서 한탄을 했다.
대표팀 김정훈 주무는 "배달시간을 기다리지 못하고 프런트로 달려와 신문을 받아가는 선수들도 있다"며 "작게라도 자기 기사가 실리면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는 표정이 역력하다"고 말했다.
또 마음에 들지 않는 내용이 실리면 "어찌하오리까"하면서 하소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김도훈은 "긴장의 연속인 합숙훈련에서 스포츠신문은 청량제의 역할을 한다"며 "프랑스에 가서도 신문을 받아볼수 없겠느냐"고 말했다.
[신향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