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100년에 한번꼴' 신이 빚은 걸작
기사입력 1998년 05월 18일 15시 00분
멕도널드 LPGA 챔피언 쉽 대회에서 우승을 한 뒤 가진 우승컵 전달식에서 장내 아나운서는 박세리를 여자 타이거 우즈라고 소개했다.
그녀가 세계정상에 우뚝 선 것을 알린 것이다.
사실 박세리는 한국여자골프의 신데렐라였다.
92년 9월26일 국내여자골프계는 한 소녀의 등장으로 깜짝 놀랐다.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골프대회서 골프경력 1년이 조금 넘는 대전 갈마중 3년생이 쟁쟁한 프로언니들을 모두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것.
바로 이소녀가 5년 8개월여가 흐른 98년 5월18일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동양인으로는 최초의 쾌거를 이룩했다.
박세리는 당초 달리기 선수였다.
유치원시절부터 달리기만 하면 1등을 하던 박세리는 갈마초등학교에서 단거리 육상선수로 활약했다.
육상선수로 대성할 것이라는 육상코치의 말을 뒤로 하고 박세리는 골프광이었던 아버지 박준철씨를 따라 갈마중 2년때인 91년 골프를 시작했다.
육상으로 다져진 하체는 흔들림이 없었고 아버지의 엄격한 교육도 그녀가 골프선수로 대성할 수 있는데 밑거름이 됐다.
이듬해 중고연맹 회장배 대회서 여중부 우승을 차지한 박세리는 그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아마 1위 차지했고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우승행진을 그칠 줄 몰라 유성여고에 진학한 93년에는 톰보이여자오픈서 우승했다.
94년에는 세계 무대에도 명함을 내밀어 프랑스에서 열렸던 세계아마추어선수권대회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95년은 박세리의 해.
그녀는 이해 스포츠조선_엘로드배 중고대회서 전대미문의 여고부 3연패를 이룩한 것을 비롯, 송암배와 중고연맹 회장배를 석권했고 아마추어의 자격으로 톰보이여자오픈, 미도파여자오픈, 서울여자오픈, 크리스챤디올여자오픈 등 4개의 프로대회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인상적인 플레이로 박세리는 이해 12월 삼성과 정식계약을 체결하고 세계무대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삼성은 계약기간 10년, 계약금 8억원, 연봉 1억원의 당시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파격적인 조건.
여기에다 박세리는 미국 체재비와 훈련비, 강습비 등 연간 8억원을 삼성을부터 지원받기로 했다.
날개를 달았다.
이듬해 박세리는 국내 4개대회를 독식하면서 상금랭킹과 평균타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 일동레이크GC에서 개최된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 대회서 박세리는 세계랭킹 1위인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접전을 펼치다 3위에 그쳐 끝내는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은 그녀에게 세계 정상을 꿈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듬해 1월 박세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집을 구하고는 국내팬들의 곁을 떠났다.
세계적인 골프지도자 데이비드 리드베터의 첫 여자 제자가 된 박세리는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했다.
스윙부터 골프와 관련된 모든 것을 다시 배웠다.
공부하는 도중이었지만 박세리는 호주서 벌어진 여자알파인 마스터스에서 6위, US여자오픈에서 21위에 올라 가능성을 선보였고 국내에서 벌어진 2개대회에도 출전해 모두 우승하기도 했다.
LPGA 퀄리파잉（Q） 스쿨 예선과 본선을 모두 수석으로 통과한 박세리는 정식 LPGA 회원이 되면서 올시즌 풀시드를 받았다.
